축구경기 중계방송을 한참 시청하고 있는 도중에 피자광고가 나온다.

TV리모컨으로 화면에 나오는 광고에서 중간 크기의 페페로니 피자를 선택
한다.

그리고 30분쯤뒤 초인종이 울리고 피자가 배달된다.

이는 모든 "카우치 포테이토"(편안한 쿠션 의자에 앉아 감자칩을 먹으며
TV 보기를 즐기는 미국의 중산층)가 꿈꾸는 일이다.

이들의 꿈이 멀지않아 현실화될 것같다.

"윙크(WINK)"라고 불리는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새로운 TV기술 덕택이다.

윙크는 TV를 통해 시청자가 상품정보를 얻고 물건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실은 TV수신기 위에 놓인 상자(셋톱박스)가 이를 가능케 해준다.

윙크 프로그램은 이미 일본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미국 몇몇 도시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윙크는 미국에서 이미 약 12만가구에 보급됐다.

이 기술을 개발한 윙크사는 올 여름까지 시카고와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1백50만 가구가 윙크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윙크의 최고경영자인 매기 윌더로터는 "우리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이미
쓰고 있는 리모컨만으로 TV와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말한다.

윙크의 작동원리는 이렇다.

윙크를 이용할 수 있는 쇼나 광고가 TV에 나온다.

그럴 때면 TV화면 구석에 "I"자 모양의 작은 아이콘이 뜬다.

여기에 대고 리모컨을 누르면 시청하고 있는 쇼나 광고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창이 따로 뜬다.

예를 들면 기상채널을 보고 있을때 윙크 아이콘을 누르면 지역별 기상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제공된다.

윙크는 분석가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조쉬 버노프(포리스트리서치사의 TV 분석가)는 윙크가 잠재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기술이 이미 상용화돼 있고 방송국과 케이블TV가 협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는 다만 윙크의 그래픽이 아직까지 열악한 것이 결점이라고 지적한다.

윙크는 요즘 시청자가 기대하는 다양한 색채와 생생한 화면이 없는 단순한
문자 중심의 화면이다.

ABC와 NBC, CBS 등은 몇몇 프로그램에 윙크 팝업메뉴(누르면 새 창이
뜨면서 시청자가 옵션을 고를 수 있는 메뉴)를 내보내고 있다.

윙크가 성공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시험해 보고 있는 중이다.

가정용품 회사인 클로락스와 증권회사인 찰스 스왑, 프록터&갬블 등 몇몇
광고주들 역시 광고안에 윙크 아이콘들을 집어넣고 있다.

시청자들이 윙크 아이콘을 눌러 상품을 사거나 무료 샘플과 상품정보를
받아 볼수 있도록 시스템을 시험해 보고 있다.

5천5백만달러가 투자된 윙크 시스템은 지난 93년에 처음 개발이 시작됐다.

지금은 85명의 직원이 윙크사에서 일하고 있다.

윙크의 경영자들은 그들의 도전이 값싼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입어 광고주들
과 케이블회사, 그리고 통신업체들에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시스템 개발을 맡은 윙크사의 브라이언 도우어티는 "소비자는 무료로
윙크가 가능한 셋톱박스를 달수 있다"고 설명한다.

케이블TV 운영회사들이 값을 치르고 셋톱박스를 소비자들에게 설치해 주는
식이다.

이 회사들은 광고비용이나 거래 수수료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웹TV를 비롯한 다른 양방향통신 TV시스템과 달리 윙크는 인터넷에 접속되지
않는다.

그러나 웹TV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게될 것으로 분석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아렌커뮤니케이션즈사는 앞으로 8~10년안에 미국 가정의 15~20%가 양방향
통신 TV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회사는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값싼 기술을 제공하는 윙크가 이 시장의
상당부분을 점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