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개막된 제4회 국제금융자동전시회(BANKING KOREA 99)에는 이날 하룻동안
5천여명이 전시장을 찾아 행사장이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전시장에서는 전자금융의 첨단형태로 부상하고 있는 사이버뱅킹과 전자화폐
에 관한 생소한 기기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붙잡았다.

은행 증권 종금 신용금고 등 각 금융기관으로부터 온 관람객들은 "전시된
자동화기기들이 최근의 금융흐름을 한 눈에 알수 있었다"며 금융자동화기기
의 발전속도에 감탄을 보냈다.

이들은 자동화기기를 직접 작동해보는 등 세심하게 관찰하며 즉석에서
제품을 주문하기도 했다.

LG전자 청호컴퓨터 한국후지제록스 신성전자 등 57개업체는 직원과 도우미
를 대거 동원해 국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였다.

<>.엄낙용 재정경제부 차관, 심훈 한국은행 부총재, 지대섭 국회의원 등
참석인사들은 개막테이프커팅을 마친뒤 50여분간 전시장을 직접 순회.

이들은 카스모 을지 청호컴퓨터 한솔텔레컴 등의 전시장을 차례로 둘러
보면서 출품작에 높은 관심을 표명.

엄 차관은 관람후 "시장이 개방된 만큼 금융기관이 앞으로 생존을 위해서는
정보화와 자동화에 투자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출품작을 보니 금융기관
이 고객의 입장에서 관찰하고 제품을 개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장을 둘러본 참석인사들은 자신이 관심을 갖는 분야에 대해 즉석
에서 평가를 하기도 했다.

심 부총재는 동희산업의 위폐감별기를 보고 "각국 지폐마다 위조를 불가능
하게 하는 특별장치가 있다"며 "전문가도 구분이 힘든데 자동적으로 할 수
있다니 놀랍다"고 촌평.

김영대 금융결제원장은 "수표와 장표를 전산으로 처리하는 기계가 많이
나와 금융결제원의 업무가 줄어들게 됐다"면서도 "이번에 출품된 제품을
대상으로 업체를 선정해 연내에 수표장표 전산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호 은행연합회장도 "전자금융시대라고 말하지만 직접 와서 보니까
생각보다 정보기술이 빨리 변하고 있다"며 "각 은행장들에게 뱅킹코리아에
꼭 가보도록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각 업체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펼쳐 고객 참여를 유도.

대형 전광판을 설치한 한국후지제록스는 설문에 응한 고객에게 경품으로
우산을 나눠주며 고객의 관심을 끌었다.

테마소프트는 관람객이 직접 자필로 서명한 것을 컴퓨터로 인식하는 과정을
시연해 눈길.

홍채로 사람을 인식하는 보안장비를 관람객들이 직접 시험하게 한 LG전자
부스는 이날 최고의 인기.신성전자 관계자는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기
때문에 관심이 많다"며 "직접 시험해 보는 것은 처음이라 신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푸른 눈의 외국인이 직접 제품을 홍보하는 업체들도 있어 눈길.

한국후지제록스 한국광전 대상정보기술 등은 외국인 직원을 동원, 외국
바이어들과의 상담을 전담시켰다.

스티브 베이커 한국후지제록스 컨설턴트는 "이번 뱅킹코리아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 본사에서 지원나왔다"며 "외국인 고객에게 우리 회사 상품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드 발권기를 선보인 키트로닉스 이내학 대표는 "시카고 카드기기 전시회
에서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에서도 외국인의 관심이 높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당장 내일 외국 바이어들과의 상담이 잡혀 있다"며 기대에 부푼
모습.

<>.이번 전시회에는 격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금융업의 첨단화를 꾀하는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제품 구매에 열중.

조만간 지점을 늘릴 예정인 한미은행의 김옥평 개인고객본부 이사는
"전시회에 와보니 구매하고 싶은 기계가 너무 많다"며 "금융자동화 발전동향
을 살피고 필요한 기계를 구입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에프케이메카테크측은 "지방은행에서도 전날부터 올라와 관심을 보였고
멕시코 베네수엘라에서도 찾아왔다"며 "전시회를 통해 100억원 정도 매출이
늘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자동 콜센터 프로그램을 출품한 김근무 한솔텔레컴 대표이사는 "은행을
비롯해 많은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제품을 적극 홍보하면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 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