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에 거래시간 연장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미국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이어 나스닥시장가 거래시간을 연장키로
했다.

옵션거래소들도 거래시간 연장을 적극 검토중이다.

유럽에서는 런던과 프랑크푸르트증시가, 아시아에선 도쿄와 홍콩증시 등이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증시를 중심으로 한 세계증시의 동조화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 및 옵션거래소들이 영업시간을 연장키로 한 것은 증시마감 이후에도
전자통신네트워크(ECN)을 통해 주식거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상거래소들
과의 "고객유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위해서다.

나스닥을 관할하고 있는 전미증권업협회(NASD)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주식거래시간을 확대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나스닥은 이에따라 빠르면 오는 9월부터 거래시간을 오후5시30분부터
밤9시나 10시까지 "야간장"을 열게 된다.

지금은 오전 9시30분에서 오후4시까지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나스닥은 야간장 개장 초기에는 정규 개장시간에 비해 거래량이 적어 주가가
왜곡될 수 있는 점을 감안,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1백대 주식만 거래할
계획이다.

앞서 NYSE는 오는 7월부터 오후 5시나 6시부터 밤10시까지 저녁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카고옵션거래소 등 미국내 4대 옵션거래소들도 NYSE 나스닥 등에 대항,
야간개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유럽의 런던증시와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도 이미 1~2시간 가량 거래시간
을 연장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도쿄증시 역시 시간연장문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증권 및 옵션거래소들이 거래시가 연장에 나서고 있는 것은 ECN 등에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앨런 데이비드슨 NASD 이사는 "ECN 등에 의한 시장잠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영업시간 확대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맞대응책으로 ECN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ECN을 통한 일일거래량은 나스닥 거래량의 3분의1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났다.

그러나 야간시장 개장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않다.

특히 야간 개장시 거래량 자체가 낮시간에 비해 적어 주가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다.

미국증시의 거래시간 연장으로 세계증시의 동조화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거래시간이 밤9시까지 연장될 경우 뉴욕증시는 한국 일본등 주요 아시아증시
의 오전장과 1-2시간 맞물리게 된다.

따라서 미국증시동향이 아시아나 해외증시로 즉각 파급된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