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통 ''패스트푸드'' .. 강말길 사장

LG유통의 LG수퍼마켓은 지난 97년 국내 슈퍼마켓으로는 처음으로
"즉석식품코너"를 개설했다.

미국의 "델리카트슨", 일본의 "소자이" 등과 같이 고객이 구매후 바로
먹거나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매장내에서 전문조리사가 직접 제조
하는 가공 식품들이다.

특히 조리과정 없이 곧바로 식탁에 올릴 수 있어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부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LG수퍼마켓에서 개발한 즉석식품의 품목수는 2백종을 넘는다.

흡사 뷔페 메뉴를 연상케 할 정도다.

김밥 떡볶이 샌드위치 통닭 등 간식류는 물론 오곡찰밥 영양밥 호박죽
팥죽 등 밥과 죽종류까지 갖추었다.

반찬류를 살펴보면 일반 가정의 식탁에서 볼 수 있는 아이템을 총망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잡채 삼색나물 햇깻잎 꽃게장 오이소박이 장조림 두부양념구이 육개장
추어탕 등.

또 해파리냉채 부대찌개 순두부찌개 우렁된장찌개 등 반조리식품의 경우
집에서 비비거나 끓이기만 하면 곧바로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품목만이 장점은 아니다.

정확한 판매 데이터에 근거해 비인기 상품은 즉각적으로 없애고 철저히
인기상품 위주의 판매전략을 쓰고 있다.

특히 3개월 단위로 계절메뉴를 바꾸고 3일 단위의 상품변경, 3주 사이클
운영 등 "3.3.3"시스템으로 고객 니즈에 부응하고 있다.

또 즉석식품의 최고 경쟁력인 맛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조리사 교육에도
주력하고 있다.

탕수육 등 28종의 식품에 대해선 조리기법을 보완, E메일을 통해 각 매장의
조리사들이 이를 공유하게 했다.

점포당 월 2회씩 하는 순회교육, 조리 비디오 배포, 정기적인 위생검사 등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식품재료도 쌀은 이천쌀,돼지고기는 도드람 상등급 등 최고급 제품을
고집하고 있다.

이와함께 고객이 맛이 없다고 불만을 제기하면 환불해주는 "맛 환불 보증제"
, 당일 제조 당일 완매 등 차별화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LG수퍼마켓의 즉석식품 사업은 도입 1년 만인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97년 2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98년 24억원으로 무려 12배 증가했다.

운영점포도 8개에서 23개로 확대됐다.

이 코너를 이용하는 고객수가 97년 8만명에서 지난해 80만명으로 증가한
것에서도 즉석식품 코너의 성공을 엿볼 수 있다.

LG수퍼마켓의 즉석식품 사업의 성과는 무엇보다 매출액 대비 이익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석식품이 LG수퍼마켓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에 불과하다.

그러나 매출이익의 측면에서 그 비중은 7.3%, 경상이익에선 11.3%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고부가가치 사업분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LG유통은 올해 수퍼마켓 즉석식품 부문에서 87억원의 매출액과 7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장도 연내 37개로 늘리고 이용고객수도 3백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유통 즉석식품팀의 홍종영 부장은 "즉석식품은 수퍼마켓사업부의 신선식품
운영경험과 단체급식 사업의 메뉴운영 및 위생 기술, 편의점사업부의 패스트
푸드 노하우 등을 고루 충족시키는 신규 사업"이라며 "앞으로 주력 부문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