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이번에 다산마케팅혁신상을 비롯한 마케팅관련 여러 상을
제정하고 시상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러한 제도는 다양한 기업의 노하우를 서로 알리고 공유함으로써 우리나라
기업들의 마케팅 능력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업경영에 있어 마케팅의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효과도
크다고 느껴진다.

마케팅 사례를 심사하면서 필자를 비롯한 심사위원 전원이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신청 회사들의 마케팅수준이 대체로 상당히 높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몇몇 부문에서는 수상사례를 고르는 과정에서 열띤 토론이 오갔으며
자격이 충분한 상당수의 회사들이 아쉽게도 탈락했다.

이제 소비자조사를 철저히 하고 고객만족과 상표자산을 중시하는 등 마케팅
관리의 기본을 다지는 분위기는 꽤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또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등 좀 더 과학적인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회사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다음과 같은 점에서는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첫째 현대증권 삼성생명 등의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신청 회사의 대다수가
제조회사라는 사실이다.

아직도 많은 서비스 회사들은 마케팅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처음이라서 그런지 비영리기관에서는 전혀 응모하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 고객들이 받고 있는 낮은 수준의 서비스와 서비스마케팅의
크나큰 잠재력을 생각하면 앞으로는 더 많은 서비스회사 및 비영리단체에서
도 전문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특별상을 수상한 정동극장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정동극장은 예술관련 기관도 마케팅을 통해 수익성과 고객만족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마케팅 문화 창달에 이바지한 공로가 크다고
생각한다.

둘째 심사위원들을 정말로 감동시킬 만한 참으로 참신하고 창의적인 마케팅
아이디어와 신제품은 아주 드물었다.

마케팅은 그 어느 영역보다도 창의력이 요구되는 분야다.

혁신과 변화를 높이 평가하는 기업문화를 확립함으로써 신선한 마케팅
아이디어가 더 많이 생산되기를 기대한다.

셋째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격을 과학적으로 엄격히 책정하는
회사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매출액 또는 시장점유율의 상승을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기업경영에서는 매출보다 이익이 훨씬 더 중요하다.

모든 회사들이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가격의 과학적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 유필화 성균관대 경영학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