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신체 일부분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사람들의
고통은 그야말로 크다.

그래서 예부터 다른 생체로부터 조직이나 장기를 이식시켜 기능을 대행케
하려는 시도가 있어왔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과학의 발달로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신체조직을 작동하게끔 할 수가 있다.

이러한 과학적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사람은 프랑스의 외과의사
알렉시스 카렐이다.

그는 "장기이식의 길"을 열었다.

신장과 지라(비장)의 장기이식과 혈관봉합의 업적으로 1912년 노벨 생리
의학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그가 남보다 앞서 장기이식수술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생물은 다른 생물의 조직이나 장기의 침입에 심한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카렐이 구명한 "조직 거부메카니즘"은 두가지 방향으로 발전했다.

한쪽에서는 거부메카니즘을 더욱 연구해 이를 바탕으로 장기이식술을
확장시켰고, 다른 한쪽에서는 컴퓨터나 센서 등 전자기술과 첨단소재기술
등을 활용해 거부반응과 무관한 인공장기 개발로 이어졌다.

장기이식술이 "거부반응의 정면돌파"였다면 인공장기 개발은 "거부반응의
우회"인 셈이다.

인공장기 개발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인공심장 인공신장 인공췌장 인공관절 인공항문 인공중이 인공뼈 인공혈관
인공혈액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음식물 섭취기능을 갖춘 인공위장이나 사고, 판단 등을 해낼수
있는 인공두뇌 등은 아직 못 만든다.

이런것이 모두 개발되면 조립인간인 "사이버보그"의 출현도 가능할 것이다.

최근 한국화학연구소의 이해방 박사팀이 토끼의 연골세포를 쥐에 이식해
코와 귀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이제까지의 인공장기가 공학의 지원하에 만들어진 것인데 반해 이번에
성공한 기술은 배양을 통해 신체조직을 얻어낸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인공장기배양술"이라 할 수있다.

유전공학적인 인간복제가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지만 새 기술은 그렇지
않다.

더우기 안구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장기나 조직을 얻어낼수 있다 한다.

값진 연구성과가 하루빨리 실용화되길 바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