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은 최근 아시아 지역의 외환위기이후 교역이 급감한 인도네시아
와의 구상무역거래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자원부와 수출업계는 이번 시도가 성공할 경우 동남아 국가들을 비롯
해서 경제사정이 어려운 교역상대국들과의 수출입을 확대하는데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구상무역은 그동안 어떤 식으로 이뤄져 왔는가.

A) 구상무역은 일종의 물물교환무역(bater trade)으로 주로 외환사정이
어려운 후진국이나 옛 공산권국가와 거래할 때 주로 이용돼 왔다.

자동차회사가 우즈베키스탄에 자동차를 팔고 그 대금을 면화나 광석으로
받은 예 등이 있다.

Q) 이번 인도네시와의 거래에서 수출입은행은 무슨 역할을 맡는가.

A) 물물교환을 동시에 같은 규모로 하기는 어렵다.

시간차나 금액차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수출입은행과 상대국 정산은행은 그 완충역을 해준다.

수입자와 수출자간 거래보다는 양쪽에 은행 한 곳씩을 더 끼워 4자간 거래로
하면 대금을 떼일 가능성도 크게 줄어든다.

Q) 실례를 들어 설명해 달라.

A) 이번에 수출입은행이 지원키로 한 한국의 LG상사와 인도네시아
티르타마스 코메신도사간의 구상무역을 보자.

우선 인도네시아 정산은행(BNI)이 LG 앞으로 신용장을 내준다.

이 신용장을 근거로 LG는 의약품을 선적하고 수출환어음을 수출입은행에서
할인받는다.

수입자 대신 수출입은행이 돈을 내줬으니 수입자인 코메신도사는 BNI에,
BNI는 수출입은행에 빚을 지는 셈이다.

코메신도사는 반대로 LG에 비슷한 방식으로 수출한다.

이번에는 LG가 수출입은행에, 수출입은행이 BNI에 빚을 진다.

이런 거래를 반복하다가 6개월마다 상대에 대한 빚을 비교해 보고 차액을
정산한다.

이를위해 거래추진업체간, 정산은행간 기본협정이 체결된다.

Q) 어떤 위험부담이 있는가.

A) BNI가 파산하거나 지급불능상태에 빠지면 거래차액만큼을 떼일 수 있다.

인도네시아가 외환위기를 겪고 있기때문에 위험정도가 크다는게 수출입은행
쪽 시각이다.

Q) 수출입은행과 BNI가 서로 인정할 수 있는 거래차액은 얼마인가.

A) 거래차액을 흔히 스윙한도(swing limit)라고 한다.

수출입은행과 BNI간 스윙한도는 5백만달러다.

어느쪽이든 이 차액에 대해선 런던은행간금리(리보)+3% 수준의 이자를
물어야 한다.

Q) 앞으로 수출입은행이 지원하는 구상무역이 인도네시아이외 국가에도
적용될 수 있나.

A) 산업자원부나 수출업계는 구상무역을 확대하길 원한다.

이달말로 예정된 김대중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 시기에 맞춰
한국무역협회와 러시아 카메로보주간 구상무역추진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