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가와 환율이 미국 금리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제간 자본이동이 확대되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관계자들이 18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
이다.

국내 증권전문가들은 미국 FOMC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확정발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금리정책 기조는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앨런 그리스펀 미국 FRB 의장이 미국주가 급등에 대해 수차례 경고사인을
낸 것이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주가는 빠른 시일내 상승반전하기는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미국의 저금리 정책은 지난해 9월 이후 한국증시 상승을 견인한 한 축
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인식이 넓게 퍼지고 있다.

최용구 대우증권 조사부장은 "한국증시뿐 아니라 세계증시의 금융장세는
사실상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증시가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전환하는게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였지만 이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정부가 지난 17일 금리대책 회의를 열고 금리상승을 억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국내외 금리가 동시에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이날 열린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일단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때문에 원화가치도 그간의 하락세를 접고 반등했다.

원화가치가 최근 떨어졌던 것은 미국 달러화에 대해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의 일부 딜러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며 달러화를 내놓기에 바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장중 한때 1천1백원대로 진입하기도 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 만큼 반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딜러들은 그러나 중장기적으론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이 인플레 압력을 진정시키기 위해 올해중 언젠가는 금리를 올릴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어서다.

이론적으로 금리인상은 내외금리차를 확대시켜 자금유입을 촉진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달러 강세는 원화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울 외환시장의 수급이 여전히 불균형 상태이기
때문에 원화약세를 예단하는건 무리라고 주장한다.

수급 논리로론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원화가치가 당분간 1천2백원선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