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들의 매출구조가 튼튼해 지고 있다.

지난 한해 외형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경영을 벌여온 결과다.

할인 판매율은 뚝 떨어지고 매출이익률은 개선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IMF사태로 비롯된 의류업계의 불황이 체질 개선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동안 국내 의류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수익성은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모직은 올 1.4분기 지난해 수준인 9백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매출이익률은 5% 포인트 높아졌고 대표 브랜드인 갤럭시의 경우
정상가 판매율이 20% 포인트나 뛰어 올라 전체 매출이익율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에스에스는 빌트모아 카운트다운 등의 브랜드를 철수시킨 영향으로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정도 감소한 1천3백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매출이익률은 7%포인트 나아져 지난해 1.4분기보다 1백억원 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낳았다.

제일모직과 에스에스는 매출구조가 건전화되면서 재고도 지난해보다 각각
17%, 12%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LG패션은 지난해보다 10%가 줄어든 1천1백억원 어치를 팔았다.

하지만 비효율적 브랜드를 철수시키고 직원대상 판매 등 제살깎아먹기식
판매를 중지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

이에따라 하반기로 예상했던 흑자 전환이 1.4분기에 이뤄졌고 사업목표도
모두 다시 책정키로 했다.

코오롱의 경우 남성복 매출은 7백억 가량으로 지난해보다 5% 가량 줄어
들었다.

그러나 신제품 판매율만 따지면 27% 가량 증가했고 정상판매율도 45%로
지난해보다 15% 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매출 총이익률도 13% 포인트 높아진 36%로 나타났다.

신원도 여성복 4개 브랜드를 기준으로 지난 1.분기 매출은 2백1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보다 5억원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제품가격 할인율은 지난 1,2월 30%대에서 3월에는 19.2%로 낮아졌다.

지난해 1월 신원의 할인율은 51%까지 치솟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IMF사태로 불황이 심화되면서 부실 브랜드나 유통점
을 과감히 정리하는 등 매출보다 순익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매출구조
가 건전해 지고 있다"면서 "1,2월이 겨울제품 끝물 시즌이고 3월은 봄상품
조기판매 기간임을 감안할 때 2.4분기부터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