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TV"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광고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작년말 신제품을 내놓은 양사는 올해초 어느 제품이 더 평평한가를 놓고
일합을 겨룬데 이어 최근엔 "화질"을 주제로 2차 광고전에 돌입했다.

평면TV란 말 그대로 브라운관이 평평한 텔레비전으로 화상의 왜곡이 없는
데다 장시간 시청해도 눈이 피로해지지 않는다는 미래형 TV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브라운관이 평면이라는 점외에 이중주사방식이란
신기술을 적용해 화질이 선명하다는 점을 강조한 새 CF를 내보내고 있다.

일반TV로는 뿌옇게 보이던 장면도 신제품으로 감상하면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이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이다.

광고를 제작한 제일기획 김창열 국장은 "일반TV는 5백25개의 주사선을
절반씩 교차하며 보여주지만 신제품은 한꺼번에 보여줌으로써 더욱 화질이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포켓볼의 여왕 쟈넷 리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LG플라톤TV"
의 광고를 방영중이다.

포켓볼을 치는 그녀를 통해 TV화면이 당구대처럼 평평하다는 점을 은유적
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12월초 평면TV를 선보였던 LG는 런칭광고에서도 굴렁쇠를 굴리는
어린이를 등장시켜 신제품의 특성인 평평한 화면을 강조했었다.

광고를 제작한 LG애드의 김정배씨는 "국내 소비자들이 아직 평면TV란
개념에 익숙치 않아 제품에 대한 설명을 위주로 광고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삼성 LG 양사는 일반TV 광고는 전혀 하지 않은채 신제품의 방송광고에만
월간 3억여원씩을 투입할 정도로 평면TV에 열정을 쏟고 있다.

아직은 초창기인 평면TV의 올해 시장규모가 20만대쯤으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광고비중이 높은 편이다.

양사가 이처럼 평면TV를 강조하는 것은 신제품이 와이드TV 프로젝션TV 등
기존제품의 뒤를 잇는 차세대 제품으로서 "기술력"에 대한 이미지가 높기
때문이다.

신제품의 고급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다른 제품으로 연결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특히 올 7월부터는 29인치 이상의 대형 TV에 대한 수입선다변화 조치가
해제돼 일본제품이 밀려 들어오기 전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장기포석도
깔려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에서는 3년전부터 평면TV가 보편화된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도 성장전망이 밝은 편"이라며 "신제품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TV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