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20세기를 이끈 경제학자들) (14) 스티글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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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순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jisoon@snu.ac.kr >
"누구보다도 아는 게 힘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학자들에게 새삼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보의 경제원리라는 논문을 쓴 6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정보와 지식의 중요함을 인식한 경제학자는 별로 없었다.
그 결과 예를 들어 광고란 쓸 데 없이 자원을 낭비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었다"
- 스티글러의 ''산업조직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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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누구나 정보나 지식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러나 불과 40년전만 하더라도 일반인은 물론 경제학자들조차도 정보의
중요성에 관해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소비자는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종류 특성 품질 가격 등에 관해 완전한
정보를 갖고 구매에 임하므로 같은 상품이라면 당연히 동일한 가격에 팔려야
된다는 생각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일물일가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탐색비용이나 이동비용이 무시해도 좋은 정도로 작을 때 같은 상품이라면
같은 가격에 팔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탐색과 이동에 비용이 드는 경우에는 같은 상품이라도 파는 장소와
때에 따라 상이한 가격에 팔리는 것이 보통이다.
이점에 착안한 스티글러는 일물일가의 법칙을 무조건 받아들여 상품 가격을
하나의 확정적인 값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그 값이 일정한 범위 안에 있기는
하나 구체적으로 어떤 값을 지닐지는 아무도 모르는 확률변수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고 보았다.
판매가격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가에 관한 지식 또는 정보가 중요함을
간파한 스티글러는 그 후 연구를 계속해 탐색 또는 시장조사의 경제원리에
관해 주옥같은 연구결과를 남겼다.
상점에 따라 가격이 다르면 더 싸게 파는 곳을 찾는 게 이익이 되므로
구매자들은 정보를 수집하려 노력하며 이 때 정보를 수집하는데 드는
추가적 비용과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얻는 추가적 이득이 같아질 때까지
탐색을 계속하게 된다는 것이 스티글러의 관찰이다.
이로부터 스티글러는 정보수집에 드는 비용이 적을수록 구매자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상인을 찾기가 용이할 것이므로 상인들은 자기의 판매조건을
널리 알릴 유인을 가진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물건을 더 싸게 팔 자신이 있는 기업일수록 더 열심히
광고에 나설 것이라는 광고이론을 발전시켰다.
정보가 시장가치를 지닌 유용한 재화임을 강조한 스티글러의 정보이론이
그의 가장 중요한 학문적 업적의 하나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보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진 지금에 와서보면 너무나 당연하기에 그렇다.
그러나 아무도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던 때에 경제활동에 있어 정보의
역할이 중요함을 간파해 수많은 논문을 남김으로써 그 이후 정보경제학이
경제학의 핵심분야로 등장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 개척자 또는 선구자로서의
스티글러의 역할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
스티글러의 연구는 후학들에 의해 광고의 경제학, 노동탐색이론,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선택이론, 정보의 경제학, 계약이론, 기대형성의 이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계승 발전되었다.
스티글러 자신도 그것을 정치인 및 관료들의 의사결정행위에 적용해
법률이나 규제는 그로부터 손해를 보는 사람은 다수이더라도 이익을 보는
사람이 소수일 때는 새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지만 다수에게는 이익이
되더라도 손해보는 사람이 분명히 드러나는 소수에 불과한 경우에는 새로
정해질 가능성이 낮다는 함의를 지닌, "정치경제이론"을 발전시키는 작업에
공헌했다.
이는 최근에 노벨상을 수상한 제임스 뷰케난 등이 60년대 후반부터 전개한
정치경제론 연구를 앞지르는 것이었다.
또 상당수의 현대 정치학자들에게도 영향을 줘 합리적 선택을 근거로 한
정치이론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공헌한 것으로 평가된다.
학자라면 그것이 독과점에 관한 것이건 정보에 관한 것이건 누구나 당연시
하는 이론이라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이론이 설명하고자 하는 바를
새로운 관점에서 들여다봐야 한다.
이를통해 당대에 풍미하던 이론이 틀렸음을 밝히고 실제의 데이터를 더 잘
설명하는 새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 학문의 바른 자세다.
스티글러와 같은 스승들이 남긴 연구업적을 대할 때마다 그렇지 못한
학자들은 부끄러워 질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0일자 ).
"누구보다도 아는 게 힘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학자들에게 새삼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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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더라도 정보와 지식의 중요함을 인식한 경제학자는 별로 없었다.
그 결과 예를 들어 광고란 쓸 데 없이 자원을 낭비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었다"
- 스티글러의 ''산업조직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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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누구나 정보나 지식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러나 불과 40년전만 하더라도 일반인은 물론 경제학자들조차도 정보의
중요성에 관해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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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갖고 구매에 임하므로 같은 상품이라면 당연히 동일한 가격에 팔려야
된다는 생각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일물일가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탐색비용이나 이동비용이 무시해도 좋은 정도로 작을 때 같은 상품이라면
같은 가격에 팔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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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에 따라 상이한 가격에 팔리는 것이 보통이다.
이점에 착안한 스티글러는 일물일가의 법칙을 무조건 받아들여 상품 가격을
하나의 확정적인 값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그 값이 일정한 범위 안에 있기는
하나 구체적으로 어떤 값을 지닐지는 아무도 모르는 확률변수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고 보았다.
판매가격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가에 관한 지식 또는 정보가 중요함을
간파한 스티글러는 그 후 연구를 계속해 탐색 또는 시장조사의 경제원리에
관해 주옥같은 연구결과를 남겼다.
상점에 따라 가격이 다르면 더 싸게 파는 곳을 찾는 게 이익이 되므로
구매자들은 정보를 수집하려 노력하며 이 때 정보를 수집하는데 드는
추가적 비용과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얻는 추가적 이득이 같아질 때까지
탐색을 계속하게 된다는 것이 스티글러의 관찰이다.
이로부터 스티글러는 정보수집에 드는 비용이 적을수록 구매자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상인을 찾기가 용이할 것이므로 상인들은 자기의 판매조건을
널리 알릴 유인을 가진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물건을 더 싸게 팔 자신이 있는 기업일수록 더 열심히
광고에 나설 것이라는 광고이론을 발전시켰다.
정보가 시장가치를 지닌 유용한 재화임을 강조한 스티글러의 정보이론이
그의 가장 중요한 학문적 업적의 하나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보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진 지금에 와서보면 너무나 당연하기에 그렇다.
그러나 아무도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던 때에 경제활동에 있어 정보의
역할이 중요함을 간파해 수많은 논문을 남김으로써 그 이후 정보경제학이
경제학의 핵심분야로 등장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 개척자 또는 선구자로서의
스티글러의 역할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
스티글러의 연구는 후학들에 의해 광고의 경제학, 노동탐색이론,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선택이론, 정보의 경제학, 계약이론, 기대형성의 이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계승 발전되었다.
스티글러 자신도 그것을 정치인 및 관료들의 의사결정행위에 적용해
법률이나 규제는 그로부터 손해를 보는 사람은 다수이더라도 이익을 보는
사람이 소수일 때는 새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지만 다수에게는 이익이
되더라도 손해보는 사람이 분명히 드러나는 소수에 불과한 경우에는 새로
정해질 가능성이 낮다는 함의를 지닌, "정치경제이론"을 발전시키는 작업에
공헌했다.
이는 최근에 노벨상을 수상한 제임스 뷰케난 등이 60년대 후반부터 전개한
정치경제론 연구를 앞지르는 것이었다.
또 상당수의 현대 정치학자들에게도 영향을 줘 합리적 선택을 근거로 한
정치이론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공헌한 것으로 평가된다.
학자라면 그것이 독과점에 관한 것이건 정보에 관한 것이건 누구나 당연시
하는 이론이라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이론이 설명하고자 하는 바를
새로운 관점에서 들여다봐야 한다.
이를통해 당대에 풍미하던 이론이 틀렸음을 밝히고 실제의 데이터를 더 잘
설명하는 새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 학문의 바른 자세다.
스티글러와 같은 스승들이 남긴 연구업적을 대할 때마다 그렇지 못한
학자들은 부끄러워 질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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