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의 대학도 새 시대를 맞아 변혁의 몸살을 앓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재정난을 타결하면서 미래에 대비한 체질전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 대학들이 경쟁 체제로 들어간 것은 지난 80년대부터다.

영국정부가 대학지원금을 30% 가량 줄이면서 무상교육을 해오던 대학들이
재정난에 시달리게 됐다.

특히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등 명문대학들이 천문학.수사학 등 "전통적
학문"에만 고집하는 사이 신생 대학들이 첨단학문을 육성하고 특성화에
주력해 판도변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케임브리지의 경우 개혁작업의 하나로 종신교수제를 폐지하고 차등보수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재정난 타개를
위해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대학들은 최근 개인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중시하는 새 교육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도쿄대가 비디오 교재를 사용한 외국어 수업을 과감히 도입한데 이어
교토대와 고베대도 알맹이 없는 교양학부 강의를 폐지했다.

게이오대는 최첨단 오디오.비디오 시스템과 컴퓨터 시설을 갖추고 실용학문
육성에 나서고 있다.

아오모리대 등 일부 대학들은 성적 미달자를 제적시키는 등 서구식 경쟁
원리를 도입하기도 했다.

교수 평가제도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게이오대는 신임 교수를 채용할때 본교 출신을 50%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도쿄대와 교토대 등은 학벌보다 연구실적을 중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대학개혁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성적평가와 출석관리를 엄격히 하도록 하는 등 "공부하는 대학"
으로서의 이미지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엔 재정난에 시달려오던 대학들이 돈벌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내게시판과 강의실 벽에 상품광고와 기업체 로고를 부착하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독일 정부도 강의와 연구내용 실적을 평가,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등
대학개혁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에는 한국 처럼 모교 출신이 대학강단을 독점하는 일은
없다.

다른 대학에서 강의와 연구실적을 쌓은 뒤 모교 강단에 설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공개모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독일정부는 최근 4학기 말에 실시하는 졸업중간시험제를 도입하는 등 졸업
시기 단축을 위해 애쓰고 있다.

독일대학에서는 학기당 의무이수 학점 제한이 없어 맘만 먹으면 졸업하지
않고 학교에 장기간 눌러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