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경기 ''신경제론'' 탄생시키나 ]

문형기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 >

미국 경제의 활황세가 이례적으로 8년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 91년3월 경기 저점을 통과한 이후 97년까지 연평균 3%가 넘는 실질
GDP성장률을 실현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동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적인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4.1%의
고성장을 기록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3월에는 다우존스 주가지수가 1만 포인트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장기호황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가능한가에 대한논의가
경제계 및 학계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미국경제를 보는 시각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먼저 미국 경제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어 과거 잣대나 이론이 적용될 수
없다는 ''신경제(New Economy)론''이 나타났다.

반면 전통적인 시각으로 현재의 호황과 주가수준은 이례적이며 거품이기
때문에 조만간 잠재적 불안 요인이 파생되어 큰 조정을 받을 것이라 ''버블론''
도 나오고 있다.

과거 50년부터 70년대 중반까지 약 25년간에 걸쳐 경제학자들간엔 신고전파
종합이론(Neoclassical Synthesis)에 대한 광범위한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왔다.

이러한 신고전파 종합이론은 58년 발표된 필립스 곡선으로 설명되는
"고인플레-저실업률"과 "저인플레-고실업률 관계(Trade-Off)"를 이론적으로
설명해 주면서 거시경제학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 경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낮은 수준(1.5~2%)이고
실업률도 4%대로 거의 완전고용수준이다.

기존 이론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하다.

80년대 미국 경제 비관론자들이 주장해왔던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의 연결고리
도 재정수지 흑자기조로 붕괴됐다.

뿐만 아니다.

저축의 부족, 고금리, 생산설비의 제약 등은 이제 과거 이야기로 변했다.

이에따라 경제전문가들 사이엔 과거의 전통적 경제이론이 더이상 적용되지
않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대두됐다.

이른바 신경제론의 등장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리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미국 산업 및 경제의 구조와 성격이 과거
(70~80년대)와는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경제로 탈바꿈했다는 사실이다.

먼저 미국은 70년대 후반의 스태그플레이션과 80년대 이후의 가혹한 경제
구조조정을 거쳐 명실상부한 시장경제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경제체질로
바뀌었다.

정부는 산업 규제완화, 금리 자유화 등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확대 공급
했다.

기업들은 다운사이징와 리엔지니어링 등 경영합리화를 추진해 생산성 향상과
기업수익률을 개선시킨 동시에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두번째, 미국 경제가 과거의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와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제3의 경제"로 들어섰다는 사실이다.

과거엔 생산에 있어 규모에 대한 수확체감의 법칙을 가정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수확체증 및 규모의 경제가 보편화된 체질로 변했다.

특히 수확체증이 잘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및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유통
산업과 금융산업 등이 세계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혁명으로 대변되는 정보통신 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

기존 경제학은 혁신적이고 사용자를 고려한 각종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상거래 기술이 몰고오는 국내총생산 창출과 정의 상관관계를 무시하거나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 시장은 이러한 기술이 성장과 부의 창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고 있다.

이는 미국 증시호황을 떠받치는 원동력이 됐다.

물론 미국경제도 불확실성을 가지고는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급속히 침체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2020년에 다우 평균 5만포인트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을 정도다.

물론 이러한 사실이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시장자본주의의 전세계적 확산을 계기로 케인스 경제학이 아닌
애덤 스미스류의 고전파 경제학의 부활을 예측할 수도 있다.

경제학 이론은 현실을 설명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때 그 유용성이
있다.

현재의 주류 경제학은 미세 조종이 아닌 총체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에
봉착했다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 serimhk@seri-samsung.org >

[ 미국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 ]

<> 사회/경제 조류 : 산업사회 -> 정보화/지식 사회
<> 경쟁력기반 : 하드, 제조업 중심 -> 소프트, 네트워크 중심
<> 경제적 사고방식 : 최적화, 균형 -> 합리화, 무균형
<> 대표기업 : Big 3, AT&T, 코닥 -> 마이크로소프트, Dell Co., 암웨이,
AOL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