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앞서 읽어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미래 기술은 인류의 역사를 뒤바꿀 정도로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예측하는 것은 어떤 첨단기술 개발 못지않게 중요하다.

기술예측이 최고의 기술로 꼽히는 이유는 이런 이유이다.

기술예측은 국가의 기술개발 전략과 기술 투자자원 배분 계획을 짜는데
필수적이다.

기술정책 수립의 토대가 되는 과학기술의 발전방향과 국제비교를 통한
국내 기술수준 점검, 민간기업의 연구개발전략 수립에도 도움을 준다.

반대로 잘못된 기술예측은 국가의 장래를 어긋나게 만들수 밖에 없다.

미국 일본 독일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정기적인 기술예측조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71년부터 5년마다 기술예측 조사를 해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조사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독일 프랑스 미국등도 미래 유망 과학기술분야
를 선정하기 위해 2~3년마다 한번씩 기술예측조사를 해온다.

민간연구소들도 기술예측조사를 활발히 벌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미쓰비시종합연구소, 미국은 스탠퍼드연구소등이 대표적이다.

기술예측에 주로 쓰이는 방법이 델파이(Delphi)법이다.

미국 랜드연구소가 지난 64년 개발한 방법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설문을 통해 의견을 듣고 통계분석 결과를 다시 응답자에게 보내 의견을
수렴.집계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설문조사는 미래의 과학기술 또는 신제품이 언제 출현하며 산업구조나
인류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 초점을 맞춰 이뤄진다.

국내는 91년 개정된 과학기술진흥법에 따라 기술예측에 관한 규정을 신설,
93년부터 5년마다 한번씩 기술예측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조사는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STEPI)가 주관이 돼 시행중이다.

현재 STEPI는 오는 2001년부터 2005년사이의 기술예측조사를 위해 예측대상
후보과제를 골라내고 있다.

정보.전자분야 90개, 환경분야 67개등 모두 1천2백여개의 후보 과제를
뽑아 지난해 8월말부터 과학기술계 전문가 5천여명을 대상으로 델파이법에
따라 설문조사에 들어간 상태이다.

최종 결과는 오는 5월께 발표될 예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