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전망] '제3의 물결'시대 생존방식 .. 앨빈 토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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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계 대중문화를 점령하고 있다.
헐리우드 영화가 전세계 박스 오피스를 휩쓸고 아시아 청소년들은 미국의
랩뮤직에 열광한다.
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박사는 그러나 "제 3의 물결" 사회가
도래하면서 매스미디어와 문화 헤게모니에도 무한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기술발달로 저비용으로도 시공을 초월한 멀티미디어가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멀티미디어의 대경쟁 시대를 맞아 21세기 문화의
헤게모니를 잡기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 정리=김혜수 기자 dears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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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는 최고의 배우자리를 놓고 경합한 후보 10명
가운데 절반이 외국인이었다.
외국배우들의 선전은 "글로벌 미디어"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변화는 미국의 "문화 헤게모니"가 도전받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그런데도 각국의 문화장관들은 여전히 미국식 문화가 각국의 고유문화를
획일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지구촌 전체가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고 야구모자를 뒤로 눌러쓰는
미국 문화의 지배아래 들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각국은 두꺼운 방어벽을 쌓고 있다.
검열을 강화하는 게 그 사례다.
고유문화와 전통가치를 지키고 자국의 문화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명분
에서다.
하지만 이 명분 뒤에는 돈과 정치라는 보다 근본적인 이해가 얽혀있다.
더욱이 표면적으로 내건 목표 또한 애초부터 방향이 잘못 설정돼 있다.
미국 문화에 가장 맹렬히 반기를 드는 측은 유럽연합(EU), 그 중에서도
특히 프랑스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매체를 불쾌하게 여기는 유럽인은 물론 미국인 자신도
미처 모르는 사실이 있다.
영향력이 막강한 미국의 거대 미디어 기업들중 상당수가 비미국인의 소유
라는 점이다.
최대 음반 제작및 배급사인 BMG(독일) EMI(영국) 소니(일본)가 그렇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소니 프로덕트 같은 영화및 TV프로그램 제작사 또한
외국인 소유다.
세계 최대의 출판사는 프랑스와 독일계가 소유하고 있다.
반미국 문화주의자들은 또 미국에서 수출되는 문화가 천박하고 폭력적이며
선정적인 섹스물이나 반사회적인 내용으로 점철돼 있다는 논리를 편다.
사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블록버스터들이나 "아폴로 13" "콘택트" "타이타닉"
등 무수한 영화들이 범죄자 마약거래자 정신병자 살인자들을 영웅으로 묘사
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대중문화가 그토록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것이 단지
섹스나 폭력이 담긴 내용이나 막강한 배급력 때문만은 아니다.
헐리우드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여 그것을 재가공해 수출함으로써
환영받고 있다.
70년대 중반 이후 오클라호마시에만 모스크 5개, 힌두 사원 4개, 시크교
사원 1개, 불교 사원 3개가 들어섰다는 사실을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한때 소수민족 음식이었던 피자는 지금 미국 전역에 보편화됐다.
유태인들만의 음식이던 ''베이글''이나 일본의 ''스시''도 마찬가지다.
태국 식당도 어디에나 흔하다.
멕시코의 ''살사''는 케첩 이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의 대중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미국이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디 앨런(유태인) 빌 코스비(흑인) 마틴 스코시스 감독(이탈리아인)은 물론
이민족 출신이 문화계의 거장으로 자리잡은 예는 얼마든지 있다.
미국이 사회적으로나 인종적으로 더더욱 다양화된 오늘날 그같은 이름을
다 열거해 보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된다.
미국이 재가공한 수출품을 통해 세계 각국의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이
녹아있는 듯한 친숙함을 느끼게 된다.
바로 이것이 미국 문화를 인기있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각국 정부나 종교 지도자들이 "웨스턴" 미디어를 배척하는 데는 정치적인
이유가 더해진다.
아무리 저질 영화에서라도 시청자들은 미국이 대단히 풍요롭다는 사실을
엿보게 된다.
부엌에는 번쩍이는 가전제품이 가득하고 슈퍼마켓은 물건들로 넘쳐난다.
특히 가난한 나라의 국민일수록 자신들의 나라를 통치하고 있는 소위
"엘리트"들이 어찌해서 가난을 근절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스스로가 미디어 기술과 재정적 토대를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
기술발달로 앞으로 몇년안에 새로운 위성이 1천개 이상 쏘아 올려진다.
가용 전파와 채널이 거의 무한대까지 확장된다는 뜻이다.
기술개발에 힘입어 영화나 TV물의 제작비용이나 배급 비용이 현격히 줄어
들고 있다.
일부 유명 배우들의 천문학적인 출연료도 곤두박질할 것이다.
그래픽과 디지털 기술이 더욱 발달하면 "가상배우"가 현실화될 것이다.
영화 스튜디오들이 독자적으로 개성있고 초현실적인 디지털 캐릭터들을
창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되면 헐리우드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이 개런티가 터무니없이
비싼 배우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워크 스테이션이나 PC로 완벽한 용모를 갖추고 연기력도 뛰어난 "만질 수
없는" 배우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도 말이다.
캐스팅 비용을 줄이고 언어와 용모나 행동을 서로 다른 문화권의 청중,
나아가 개개인의 구미에 맞추는 시대가 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커뮤니케이션및 제작 기술의 발달은 궁국적으로 "비헐리우드"나 "비미국"
미디어에 대한 진입장벽을 허물어뜨릴 것이다.
그 결과 경제력이 일천한 나라에서도 보다 경쟁력있는 영화 뉴미디어
산업이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문화는 어린이들의 동심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기호까지 바꿔버린다.
멀티미디어를 통해 세계가 하나로 묶여지는 21세기엔 그 영향력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문화의 주도권을 잡는 나라가 세계인의 감성까지 지배하게 된다.
부가가치 높은 "제3의 물결 경제"가 21세기를 지배함에 따라 사고와 지식의
힘이 시장을 지배하는 "뉴 이코노미(new economy)"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문화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무한한 전쟁이 시작됐고 각국은 이제 그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미국문화를 거부하기에 앞서 시공을 초월한 멀티미디어 문화시대를 대비할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
헐리우드 영화가 전세계 박스 오피스를 휩쓸고 아시아 청소년들은 미국의
랩뮤직에 열광한다.
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박사는 그러나 "제 3의 물결" 사회가
도래하면서 매스미디어와 문화 헤게모니에도 무한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기술발달로 저비용으로도 시공을 초월한 멀티미디어가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멀티미디어의 대경쟁 시대를 맞아 21세기 문화의
헤게모니를 잡기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 정리=김혜수 기자 dears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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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는 최고의 배우자리를 놓고 경합한 후보 10명
가운데 절반이 외국인이었다.
외국배우들의 선전은 "글로벌 미디어"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변화는 미국의 "문화 헤게모니"가 도전받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그런데도 각국의 문화장관들은 여전히 미국식 문화가 각국의 고유문화를
획일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지구촌 전체가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고 야구모자를 뒤로 눌러쓰는
미국 문화의 지배아래 들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각국은 두꺼운 방어벽을 쌓고 있다.
검열을 강화하는 게 그 사례다.
고유문화와 전통가치를 지키고 자국의 문화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명분
에서다.
하지만 이 명분 뒤에는 돈과 정치라는 보다 근본적인 이해가 얽혀있다.
더욱이 표면적으로 내건 목표 또한 애초부터 방향이 잘못 설정돼 있다.
미국 문화에 가장 맹렬히 반기를 드는 측은 유럽연합(EU), 그 중에서도
특히 프랑스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매체를 불쾌하게 여기는 유럽인은 물론 미국인 자신도
미처 모르는 사실이 있다.
영향력이 막강한 미국의 거대 미디어 기업들중 상당수가 비미국인의 소유
라는 점이다.
최대 음반 제작및 배급사인 BMG(독일) EMI(영국) 소니(일본)가 그렇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소니 프로덕트 같은 영화및 TV프로그램 제작사 또한
외국인 소유다.
세계 최대의 출판사는 프랑스와 독일계가 소유하고 있다.
반미국 문화주의자들은 또 미국에서 수출되는 문화가 천박하고 폭력적이며
선정적인 섹스물이나 반사회적인 내용으로 점철돼 있다는 논리를 편다.
사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블록버스터들이나 "아폴로 13" "콘택트" "타이타닉"
등 무수한 영화들이 범죄자 마약거래자 정신병자 살인자들을 영웅으로 묘사
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대중문화가 그토록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것이 단지
섹스나 폭력이 담긴 내용이나 막강한 배급력 때문만은 아니다.
헐리우드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여 그것을 재가공해 수출함으로써
환영받고 있다.
70년대 중반 이후 오클라호마시에만 모스크 5개, 힌두 사원 4개, 시크교
사원 1개, 불교 사원 3개가 들어섰다는 사실을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한때 소수민족 음식이었던 피자는 지금 미국 전역에 보편화됐다.
유태인들만의 음식이던 ''베이글''이나 일본의 ''스시''도 마찬가지다.
태국 식당도 어디에나 흔하다.
멕시코의 ''살사''는 케첩 이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의 대중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미국이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디 앨런(유태인) 빌 코스비(흑인) 마틴 스코시스 감독(이탈리아인)은 물론
이민족 출신이 문화계의 거장으로 자리잡은 예는 얼마든지 있다.
미국이 사회적으로나 인종적으로 더더욱 다양화된 오늘날 그같은 이름을
다 열거해 보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된다.
미국이 재가공한 수출품을 통해 세계 각국의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이
녹아있는 듯한 친숙함을 느끼게 된다.
바로 이것이 미국 문화를 인기있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각국 정부나 종교 지도자들이 "웨스턴" 미디어를 배척하는 데는 정치적인
이유가 더해진다.
아무리 저질 영화에서라도 시청자들은 미국이 대단히 풍요롭다는 사실을
엿보게 된다.
부엌에는 번쩍이는 가전제품이 가득하고 슈퍼마켓은 물건들로 넘쳐난다.
특히 가난한 나라의 국민일수록 자신들의 나라를 통치하고 있는 소위
"엘리트"들이 어찌해서 가난을 근절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스스로가 미디어 기술과 재정적 토대를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
기술발달로 앞으로 몇년안에 새로운 위성이 1천개 이상 쏘아 올려진다.
가용 전파와 채널이 거의 무한대까지 확장된다는 뜻이다.
기술개발에 힘입어 영화나 TV물의 제작비용이나 배급 비용이 현격히 줄어
들고 있다.
일부 유명 배우들의 천문학적인 출연료도 곤두박질할 것이다.
그래픽과 디지털 기술이 더욱 발달하면 "가상배우"가 현실화될 것이다.
영화 스튜디오들이 독자적으로 개성있고 초현실적인 디지털 캐릭터들을
창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되면 헐리우드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이 개런티가 터무니없이
비싼 배우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워크 스테이션이나 PC로 완벽한 용모를 갖추고 연기력도 뛰어난 "만질 수
없는" 배우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도 말이다.
캐스팅 비용을 줄이고 언어와 용모나 행동을 서로 다른 문화권의 청중,
나아가 개개인의 구미에 맞추는 시대가 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커뮤니케이션및 제작 기술의 발달은 궁국적으로 "비헐리우드"나 "비미국"
미디어에 대한 진입장벽을 허물어뜨릴 것이다.
그 결과 경제력이 일천한 나라에서도 보다 경쟁력있는 영화 뉴미디어
산업이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문화는 어린이들의 동심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기호까지 바꿔버린다.
멀티미디어를 통해 세계가 하나로 묶여지는 21세기엔 그 영향력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문화의 주도권을 잡는 나라가 세계인의 감성까지 지배하게 된다.
부가가치 높은 "제3의 물결 경제"가 21세기를 지배함에 따라 사고와 지식의
힘이 시장을 지배하는 "뉴 이코노미(new economy)"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문화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무한한 전쟁이 시작됐고 각국은 이제 그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미국문화를 거부하기에 앞서 시공을 초월한 멀티미디어 문화시대를 대비할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