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 사람치고 잇몸병이 없는 사람은 드물다.

18세가 넘은 사람의 절반이상이 칫솔질할 때 잇몸에 피가 나거나 입냄새가
나는 등 다양한 잇몸병(풍치 또는 치주질환) 증상을 겪는다.

통계적으로 35세이상인 사람의 75%가 잇몸병을 앓는 것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잇몸병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다.

나이들어서 치료하면 비용도 많이들고 치료효과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더군다나 늙어서 치아를 잃게 되는 경우 대부분이 잇몸병에 의한 것이다.

"치아가 튼튼해야 장수한다"는 얘기 쯤은 어린 아이도 아는 얘기다.

음식을 잘게 부숴 소화를 잘 시키기 때문에 오래 살수 밖에 없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치료는 소홀히 하는 대표적인 질병이 잇몸병이다.

효과적인 칫솔질과 잇몸병의 조기발견및 치료가 중요하다.

<> 잇몸병이란 =잇몸(치은)과 치조골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치아표면에 무색의 끈적한 세균막(치태 또는 프라그)이 생겨 독소를 내며
잇몸을 자극한다.

염증을 일으켜 잇몸이 붉게 부어 오르기도 하고 건드리면 통증을 느끼게
된다.

잇몸이 성하지 않으면 약한 자극에도 쉽게 피가 나고 칼슘 인산 등 다른
성분과 결합해 거칠고 딱딱한 치석을 만든다.

프라그는 치아주변의 지지조직에까지 영향을 미쳐 치아주변의 도랑(치주낭)
을 더욱 깊게 패이게 만든다.

그러면 이곳에 더 많은 프라그가 쌓이게 된다.

더 악화되면 치조골이 영구적인 손상을 입게 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치아는 서서히 흔들려 결국에는 빠진다.

<> 진단과 예방 =치과의사들은 잇몸색깔이나 치아의 단단한 정도만 보면
잇몸병인 지를 안다.

주로 갈고리모양의 탐침으로 치주낭을 들춰보거나 방사선 사진을 찍어 심한
정도를 파악한다.

최근에는 구강내시경TV로 잇몸상태를 확연하게 알아볼수 있는 진단시스템이
도입되기도 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세심한 칫솔질이 필수다.

칫솔질 횟수보다 방법이 중요하다.

구석구석 잘 닦는게 제일이다.

부드러운 칫솔로 3분이상 닦고 나서 치간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를 잘 닦아내야 한다.

칫솔은 3개월마다 바꾸는 것이 좋다.

흔히 소금이 치약보다 좋다고 하는데 잘못된 상식이다.

치약에는 연마제와 청정제가 들어 있어 프라그제거에 도움을 준다.

소금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 효율적인 스케일링을 하려면 =매년 1~2회씩 정기적으로 구강검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스케일링을 하는게 바람직하다.

스케일링은 치석을 제거하고 치아표면을 윤기있게 해줘 풍치와 충치를
예방한다.

잇몸병 초기에는 간단한 스케일링만으로도 치료가 되지만 중기나 말기에는
치은소파술 등과 같은 수술을 겸한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

치은소파술은 치주낭및 치조골 주위의 치석과 염증조직을 도려내는 시술
이다.

치조골정형술은 치조골이 울퉁불퉁한 형태로 무너져 내릴 경우 이 공간에
치석이 지저분하게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치조골의 표면을 평탄하게 다듬어
주는 수술이다.

치근면활택술은 치아의 뿌리 부분을 매끄럽게 해줌으로써 염증의 원인이
되는 세균이나 자극물질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스케일링에는 초음파치석제거기가 가장 많이 쓰이는데 요즘은 점차 레이저
를 동원하는 추세다.

레이저로 스케일링을 하면 레이저열로 혈관과 잇몸조직의 출혈을 막아 피가
적게 나온다.

수술후 고름도 적게 생긴다.

또 신경섬유가 무뎌져 수술 때 통증이 거의 없으며 멸균효과도 높다.

레이저는 치석을 단단하게 경화시켜 스케일링을 할 때 쉽게 부서져 나오도록
하는 작용도 한다.

<> 치주조직 재생술및 미세치근단수술 =풍치로 치조골이 심하게 상한 경우
과거에는 치아를 빼는게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의 치료법은 이런 한계를 극복해 준다.

첫째 자신의 턱뼈나, 상품으로 나와 있는 타인의 뼈, 바이오세라믹 인공뼈
를 이식할수 있다.

둘째 손상된 치조골과 치근인대의 주위를 잘 소독하고 정리한후 고어택스
재질의 차폐막으로 감싸는 방법도 쓴다.

이렇게 해두면 차폐막 안에서 새로운 치조골과 치주인대가 자라나오게
된다.

셋째 치아 뿌리끝에 염증이 생겨 신경이 세균에 감염된 경우에는 미세치근단
수술이 효과적이다.

이 수술은 잇몸염증조직과 치근의 끝 부위를 수술현미경과 초음파기구로
정확하게 제거함으로써 신경을 되살리고 치아와 잇몸조직을 부활시키는
방법이다.

서울대치과병원 연세대치과병원 등에서 새술하고 있는데 서울대의 경우
1백19명중 97.5%인 1백16명의 환자에게서 성공적인 치료결과를 얻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도움말 :조규성 연세대 치대 교수.
백승호 서울대 치대 교수.
박재석 미프로치과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