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립 = 98년 12월
<> 자본금 = 4천3백94억원
<> 생산품목 = 신문용지
<> 본사및 공장 = 전주
<> 생산능력 = 연 1백만t
<> 판매 = 내수 53% 수출 47%(중국 일본 동남아 미국 등)
<> 올 매출예상액 = 6천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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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로 기업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작년 1월초.

서울 역삼동 한솔빌딩 22층 사무실에 한솔 임원과 중간간부 9명이 비장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조동길 한솔제지 부회장과 오세강 이사 최재우 이사 김오석 팀장 등.

대부분 미국의 대학원에서 경영학이나 금융을 전공해 영어가 능통하고
국제금융에 해박한 사람들이다.

8년동안 해외근무를 해온 국제통 선우영석 한솔 사장(당시)도 나중에 합류
했다.

이들은 대규모 외자유치를 위한 극비 계획을 입안하기 시작했다.

명칭은 "타이거프로젝트"

행동지침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많은 외화를 끌어들이되 최대한
유리한 조건으로 빨리 성사시킨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주문이었다.

하지만 외자유치가 성사되지 않으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뻔히 아는 만큼
굳은 결의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불과 5개월뒤.

전혀 새로운 방식의 외자유치계약이 체결됐다.

한솔제지의 모체이자 알짜사업인 신문용지 공장을 9억4천만달러에 매각하되
한솔을 포함한 3자합작법인이 이를 산다는 것.

참여업체는 세계최대 신문용지업체인 캐나다의 아비티비콘솔리데이티드
유럽최대의 신문용지업체인 노르웨이의 노르스케스코그.

외자유치와 아시아지역 교두보마련을 추진한 3자의 이해가 딱 맞아 떨어진
것.

올 2월 매각대금은 완전히 들어왔고 3월 신라호텔에서 법인설립기념식을
가졌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팝코와 자회사인 팝코전주 출범식이 열린 것이다.

팝코는 팝코전주 팝코청원 팝코상하이 팝코타일랜드 4개공장을 거느리고
있다.

연산규모는 1백50만t으로 일본업체를 제외하고는 아시아 최대.

이중 주력은 1백만t 생산체제를 갖춘 팝코전주.

한솔제지 전주공장 시절이나 팝코전주로 변신한 뒤에나 겉으로는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신문용지를 만들어 파는 것이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첫째 품질목표의 변화다.

국내 최고에서 세계 최고로 바뀌었다.

최고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모이다보니 자연스레 형성된 경영방침이다.

둘째 의사결정 방식의 변화다.

한국기업 시절에는 최고경영자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져 왔는데 합작
전환 이후엔 이사회 중심으로 바뀌었다.

특히 투자나 신규사업은 모두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5명의 이사는 주주사가 고루 참여하고 있다.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은 최고경영자의 독주를 막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셋째 인사면에서의 변화.

채용은 정기공채 대신 수시모집으로 바뀌었다.

탄력성을 높인 것.

능력평가제가 도입되고 인센티브제가 강화되고 있다.

연봉제 도입도 추진되고 있다.

넷째 정보공유시스템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팝코 산하 4개사를 묶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원자재 재고 수요처를 한번의
클릭으로 알아볼수 있는 시스템이 추진되고 있다.

정보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자는 것.

재무 회계처리상의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투명성 객관성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모든 시스템이 변하고 있다.

연산 1백만t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팝코전주는 생산량의 47%를 수출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6천억원, 이중 수출목표는 2천8백억원.

순익목표를 2백억원으로 명확히 설정해 임직원에게 주지시키고 있는 것도
합작전환에 따른 변화라고 할수 있다.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