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투자 ]

아파트 청약을 위해 밤새워 줄을 서고 줄선 자리를 웃돈까지 주고 사는
모습이 얼마전 화제가 됐다.

교통이 편한 대규모 단지에다 분양가도 주변시세보다 싸다고 인식돼
당첨되면 곧바로 몇천만원은 벌수 있다는 기대감이 만들어낸 진풍경이었다.

자릿세를 주고라도 당첨받았던 사람들은 과연 돈을 벌은 것일까.

이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즉 미래에 대한 투자기대치로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돈을 벌었느냐
아니냐는 나중에 매매를 통해 현금을 손에 쥐어봐야 알수 있다.

아파트 분양권은 준공될때까지 공사기간동안 자금을 나눠서 집행하는 탓에
초기투자부담금이 적다.

따라서 약간의 시세차익만 나도 수익률은 높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소규모 투자금을 가지고 덤비는 사람도 있고 중도금을
연체시키면서까지 되팔기를 시도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같은 투자는 자고 나면 아파트가격이 오르던 호황기라면 몰라도 지금 같은
시장상황에서는 위험한 방법이다.

가지고 있던 청약통장이 당첨돼 프리미엄을 받고 팔수 있으면 훌륭한
투자라고 볼수 있다.

그러나 분위기가 과열되고 호가가 상승되는 듯한 분위기에 휩쓸려 구입을
서두르는 투자자들은 좀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분양권 전매를 자유화하자 일부 아파트분양현장
에선 전매를 부추기는 듯한 행위가 공공연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호가가 상승하고 거래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분위기가
썰렁해지는 것이 일반적임을 알아둬야 한다.

아파트는 부동산중에서 나름대로 환금성이 높지만 증권이나 예금에 비할
바는 못된다.

그런데도 투자대상으로 꼽히는 이유는 시세비교가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취할수 있다는 점때문이다.

아파트 투자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선 남이 장에 간다고 거름지고 쫓아가는
식의 부화뇌동하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안정적이고 만족스런 아파트투자는 첫째,내 수준에 맞아야 한다.

부동산투자는 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바둑판의 훈수꾼과 같은 처지에
불과하다.

실제 판단과 행동은 투자자 자신의 몫이다.

투자자와 조언하는 부동산전문가의 생각이 틀리기 때문이다.

어떤 투자자는 연15%의 수익만 올려도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투자금액의 두배 이상되는 이익을 바라는 사람도 있다.

목표수익을 1백%로 높게 잡아두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이는 허울좋은 말에 속아 넘어갈 자세가 돼 있다는 말과 다름없다.

직장, 생활환경, 자금계획등을 고려해 욕심부리지 말고 투자대상을 선택해야
한다.

둘째, 서두르지 말고 시간여유를 가져야 한다.

부동산가격은 국가정책이나 사회분위기등에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적으로 피부에 느껴져서 실감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부동자금이 일시적으로 집중돼 발생하는 가격상승은 사막의 신기루처럼
실상이 아닌 경우가 가끔 있다.

아파트를 살때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관찰해야 거품이 제거된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고를수 있다.

< 먼데이머니자문위원.미주하우징대표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