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올해 4% 성장률의 허와 실 .. 최우석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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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석 < 삼성경제연구소장 >
금년 경제성장률만을 보면 한국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충격을 벗어나
힘차게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금년 경제에 대한 낙관론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안도하거나 희희낙락하기엔 아직 이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금년 성장률을 4.2%로 수정해 발표했다.
작년 말엔 1.5%정도로 보았었다.
이렇게 성장률이 높아지는 것은 실물경기가 다소 살아나는데다 통계상의
착시현상이 겹쳤기 때문이다.
여러 경제지표들이 좋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생산 출하가 증가하고 재고는 계속 줄고 있다.
무엇보다도 신설법인수가 늘어나고 기업수지도 좋아지고 있다.
그런데 왜 경기가 좋아지는 것이 피부에 와 닿지 않으며 실업자는 더
늘어나는 것일까.
거기엔 통계상의 마술이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면서 경제지표들이 종래와는 다른
신호들을 보내고 따라서 경제분석이나 전망도 뒤틀리는 수가 많다.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정확히 모르고 또 워낙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경제전망의 진폭도 그만큼 심하다.
금년 경제실상을 정확히 알기 위해선 이런 통계상의 흐림현상을 걷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예상성장률 4.2%엔 재고조정이라는 통계상의 마술이 포함되어 있다.
작년에 28조나 줄었던 재고가 금년엔 2조만 줄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경제성장률을 크게 높인다.
만약 재고투자가 플러스로 돌아서면 성장률은 5%이상이 될 수도 있다.
작년엔 마이너스였던 내수도 금년에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다.
최근 반도체 자동차 부동산 통신기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임금삭감과 인력감축으로 전반적 구매력이 줄어 이런 반점경기가
확산되는데는 한계가 있다.
실제 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민총소득(GNI)은 작년에 무려 7.9%가 감소했고
금년도 2.1% 증가에 머물 전망이다.
따라서 금년 국내총생산(GDP)이 4.2% 성장한다 해도 체감성장은 2%선에
불과하며 작년까지 끝없이 내려가던 경제가 추락을 멈추고 겨우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경기가 저점을 친후 힘차게 솟아오르려면 수출이 잘되고 설비투자가
일어나야 한다.
작년엔 환율도 좋고 금이나 공장기계를 내다 팔아 수출감소율을 3%선에서
억제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금년엔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대외여건도 나빠 수출감소폭이 더 클
전망이다.
작년엔 수출부문(순수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렸는데 금년엔 크게 끌어내릴
것이다.
더 걱정은 설비투자가 꼼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해야 일자리도 늘고 경기가 좋아진다.
최근 신설법인수가 소프트 등 벤처(Venture)산업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하나
그것은 아직 주식이 될 수 없다.
대기업의 제조업이 일어나야 경기상승의 기관차 노릇을 할 수 있다.
과거엔 경기저점만 지나면 설비투자가 힘차게 일어나 V자형으로 경기가
치솟는게 보통이었으나 금년은 L자형으로 오래갈 전망이다.
아직 기업들이 구조조정이나 부채감축에 정신이 없어 새로운 투자를 할
여력이 없다.
또 그런 분위기도 아니다.
특히 캐쉬플로(cashflow)나 수익.주가를 많이 따지는 글로벌스탠다드형
경영구조에선 새사업을 벌이기 어렵다.
정부가 금리를 낮추는 등 아무리 투자를 부추기려 해도 한 번 위축된
기업심리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저투자, 저부채, 저성장패턴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빚에 의한 힘찬 약진의 시대가 그리워질
지도 모른다.
저성장의 고통은 실업증가에서 실감하게 될 것이다.
구조조정의 본격화와 더불어 고용사정이 계속 악화하여 지난 2월 현재
실업자 1백79만명, 실업률 8.7%를 기록하고 있다.
실업문제는 당분간 방법이 없다.
기존산업에서 나온 인력을 새산업에서 흡수해야 하는데 그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실업률에도 통계의 마술이 숨어 있다.
최근 경제활동 증가율이 90년대 61%에서 58%로 줄었는데 이것은 취직이
어려우니 아예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약 70만명이나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을 포함할 경우 실업자는 무려 2백50만명, 실업률은 12%에
달한다.
이런 대량실업은 취로사업등 대증요법으로 해결하는덴 한계가 있다.
수출증진과 설비투자확대라는 정통적 대응이 필요하다.
수출이 가능하겠끔 환율등 정책대응을 강화하고 기업이 투자를 할 수 있는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최근 경제지표가 다소 나아진다고 하니 마치 IMF상황이 끝나는 양 자화자찬
도 하고 긴장도 풀어지는 분위기가 없지 않은데 그것이 더 걱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7일자 ).
금년 경제성장률만을 보면 한국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충격을 벗어나
힘차게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금년 경제에 대한 낙관론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안도하거나 희희낙락하기엔 아직 이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금년 성장률을 4.2%로 수정해 발표했다.
작년 말엔 1.5%정도로 보았었다.
이렇게 성장률이 높아지는 것은 실물경기가 다소 살아나는데다 통계상의
착시현상이 겹쳤기 때문이다.
여러 경제지표들이 좋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생산 출하가 증가하고 재고는 계속 줄고 있다.
무엇보다도 신설법인수가 늘어나고 기업수지도 좋아지고 있다.
그런데 왜 경기가 좋아지는 것이 피부에 와 닿지 않으며 실업자는 더
늘어나는 것일까.
거기엔 통계상의 마술이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면서 경제지표들이 종래와는 다른
신호들을 보내고 따라서 경제분석이나 전망도 뒤틀리는 수가 많다.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정확히 모르고 또 워낙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경제전망의 진폭도 그만큼 심하다.
금년 경제실상을 정확히 알기 위해선 이런 통계상의 흐림현상을 걷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예상성장률 4.2%엔 재고조정이라는 통계상의 마술이 포함되어 있다.
작년에 28조나 줄었던 재고가 금년엔 2조만 줄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경제성장률을 크게 높인다.
만약 재고투자가 플러스로 돌아서면 성장률은 5%이상이 될 수도 있다.
작년엔 마이너스였던 내수도 금년에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다.
최근 반도체 자동차 부동산 통신기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임금삭감과 인력감축으로 전반적 구매력이 줄어 이런 반점경기가
확산되는데는 한계가 있다.
실제 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민총소득(GNI)은 작년에 무려 7.9%가 감소했고
금년도 2.1% 증가에 머물 전망이다.
따라서 금년 국내총생산(GDP)이 4.2% 성장한다 해도 체감성장은 2%선에
불과하며 작년까지 끝없이 내려가던 경제가 추락을 멈추고 겨우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경기가 저점을 친후 힘차게 솟아오르려면 수출이 잘되고 설비투자가
일어나야 한다.
작년엔 환율도 좋고 금이나 공장기계를 내다 팔아 수출감소율을 3%선에서
억제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금년엔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대외여건도 나빠 수출감소폭이 더 클
전망이다.
작년엔 수출부문(순수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렸는데 금년엔 크게 끌어내릴
것이다.
더 걱정은 설비투자가 꼼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해야 일자리도 늘고 경기가 좋아진다.
최근 신설법인수가 소프트 등 벤처(Venture)산업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하나
그것은 아직 주식이 될 수 없다.
대기업의 제조업이 일어나야 경기상승의 기관차 노릇을 할 수 있다.
과거엔 경기저점만 지나면 설비투자가 힘차게 일어나 V자형으로 경기가
치솟는게 보통이었으나 금년은 L자형으로 오래갈 전망이다.
아직 기업들이 구조조정이나 부채감축에 정신이 없어 새로운 투자를 할
여력이 없다.
또 그런 분위기도 아니다.
특히 캐쉬플로(cashflow)나 수익.주가를 많이 따지는 글로벌스탠다드형
경영구조에선 새사업을 벌이기 어렵다.
정부가 금리를 낮추는 등 아무리 투자를 부추기려 해도 한 번 위축된
기업심리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저투자, 저부채, 저성장패턴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빚에 의한 힘찬 약진의 시대가 그리워질
지도 모른다.
저성장의 고통은 실업증가에서 실감하게 될 것이다.
구조조정의 본격화와 더불어 고용사정이 계속 악화하여 지난 2월 현재
실업자 1백79만명, 실업률 8.7%를 기록하고 있다.
실업문제는 당분간 방법이 없다.
기존산업에서 나온 인력을 새산업에서 흡수해야 하는데 그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실업률에도 통계의 마술이 숨어 있다.
최근 경제활동 증가율이 90년대 61%에서 58%로 줄었는데 이것은 취직이
어려우니 아예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약 70만명이나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을 포함할 경우 실업자는 무려 2백50만명, 실업률은 12%에
달한다.
이런 대량실업은 취로사업등 대증요법으로 해결하는덴 한계가 있다.
수출증진과 설비투자확대라는 정통적 대응이 필요하다.
수출이 가능하겠끔 환율등 정책대응을 강화하고 기업이 투자를 할 수 있는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최근 경제지표가 다소 나아진다고 하니 마치 IMF상황이 끝나는 양 자화자찬
도 하고 긴장도 풀어지는 분위기가 없지 않은데 그것이 더 걱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