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관리체제 1년여동안 월급삭감과 복리후생 축소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던 샐러리맨들의 주름살이 올핸 다소나마 펴질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을 끝마쳐 우량기업으로 재탄생했거나 지난해 이익을 많이낸
기업들이 경기 호전 분위기를 감안, 사기진작 차원서 임금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서다.

샐러리맨들의 월급 봉투가 두툼해지면 소비가 늘게되고 기업 생산 또한
증가하는등 경기 선순환 효과도 기대할수 있게 된다.

수출과 국내 판매가 급격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오는
6월 임금협상에 들어간다.

아직 임금인상폭이 거론되지 않고 있으나 대체적으로 지난해보다는 오를
것이라는 분위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워낙 임금삭감폭이 컸기 때문에 올해는 어느정도
임금이 인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의 경우 부동산 경기 회복 추세에 따라 지난해 삭감한 임금을
원상회복한 기업이 이미 등장했다.

LG건설은 지난해 8백%에서 4백%로 삭감한 상여금을 최근 5백%로 올리면서
성과급제를 도입, 연말 평가결과에 따라 최고 4백%의 상여금을 더 주기로
했다.

이에따라 상여금은 최소 5백%에서 최대 9백%가 됐다.

SK건설도 지난해 5백50%였던 상여금을 6백50%로, 반납한 본봉 10%를 각각
원래대로 환원시켰고 연말 결산에서 이익이 나면 이익분에 대해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또 5월 임금협상에 나서는 현대건설도 비슷한 수준의 임금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해운선사들의 경우 임금동결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한진해운은 지난 97년
과장급이상 간부사원에 대해 10% 삭감했던 것을 올해 원상 회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우중공업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는 지난해 1천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냈기 때문에 임금이 오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요즘 하루 1백억원 안팎의 수수료 수입을 거두고 있는 증권사들도
승진인사와 함께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작년에 이어 임금이 동결되거나 깍이는 기업들도 있다.

수출전망이 밝지 않은 종합상사와 정유,유화 등 상대적으로 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있는 업종은 올해 임금이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높으며 적자기업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지난해에 이어 임금삭감도 예상되고
있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3월말까지 임금교섭이 타결된 4백53개
근로자 1백인이상 사업장중 임금을 올리기로 한 업체는 23.4%인 1백6개소.

지난해 같은기간 26개사보다 네배이상 늘어난 수치다.

임금을 동결한 기업은 지난해 3백79개소(85.6%)에서 2백97개소(65.5%)로
줄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임금이 0.4%, 도소매.소비자용품수리업이 1.7%, 운수
창고.통신업이 1.7% 올랐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업은 1.3%, 금융.보험업은 1.2% 하락했으며 건설업은
6.1% 줄어들었다.

샐러리맨들의 이같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그룹구조조정본부의 관계자는 "봉급 양극화 현상은 업종별 경기
상황뿐 아니라 연봉제 확산에도 기인한다"며 "같은 회사의 같은 직급일지라도
근무성적에 따라 월급이 크게 차이가 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