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둘레스시.

워싱턴DC의 관문인 둘레스공항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이 지역 주민들은 "둘레스=공항"이라는 등식을 거부한다.

"동부의 실리콘밸리"(eastern silicon valley)로 불러 달라고 한다.

둘레스공항을 둘러싸고 형성된 정보기술업체의 요람인 "둘레스 코리도
(corridor.회랑)"를 두고 하는 말이다.

둘레스 코리도에는 미국 컴퓨터 통신의 대명사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이
자리잡고 있다.

공항에서 자동차로 20분 달려 도착한 "AOL 캠퍼스"는 거대한 성채를 방불케
한다.

70만평 규모인 이 곳은 일하고 파티를 열고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본사 건물 중앙로비에 큼지막하게 걸린 "AOL Anywhere(어디서나 AOL)"라는
현판만이 AOL의 성격을 가늠케 한다.

잭 데이비스 AOL인터내셔널 사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컴퓨터를 통해
통신할 수 있도록 하자는게 AOL의 목표"라고 뜻을 풀어준다.

AOL은 인터넷과 함께 급속 성장하면서 미국 인터넷 비즈니스의 역사를
만들어온 정보서비스 업체다.

한국의 하이텔 천리안 유니텔 등과 비슷하다.

파는 상품은 온갖 종류의 정보다.

이곳에는 없는 정보가 없다.

예컨데 아이 키우는 방법에 관한 것부터 수익률 높은 뮤추얼 펀드 고르는
요령까지 AOL 사이트에 다 들어 있다.

AOL은 경쟁상대도 없다.

"쉽고, 빠르고, 알찬 정보 서비스"를 무기로 컴퓨터 통신시장을 깡그리
휩쓴 것이다.

지난해 6월말로 끝난 98회계년도 매출액은 26억달러.

네트스케이프 컴퓨서브 등을 사들이느라 막대한 지출이 있었는데도
9천2백만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AOL의 경쟁력은 정보제공 통신 전자상거래(EC)라는 3대 인터넷 비즈니스를
모두 취급하고 있는데서 나온다.

이들 3개 부문이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데이비스 사장은 "현재 미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대부분
은 AOL의 사업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고 말한다.

AOL의 사업은 크게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서비스"와 순수 인터넷
정보서비스인 "AOL.COM(www.aol.com)"으로 양분된다.

온라인서비스가 지난 85년 설립이후의 주력분야라면 AOL.COM 서비스는
95년부터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파생된 사업이다.

현재 온라인서비스 가입자는 1천6백만명을 웃돈다.

이들은 AOL망에 접속해 정보를 얻고 전자메일을 교환하며 인터넷을 활용
한다.

자회사인 컴퓨서브의 해외 가입자를 포함하면 가입자는 2천만명에 육박한다.

가입 계약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이들로부터 한달에 21.95달러의
사용료를 받는다.

이 분야에서 지난 해 21억6천1백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전체 매출액의 80%에 달하는 수준이다.

AOL 온라인서비스 가입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이 그 기폭제가 되고 있다.

지난 97년에는 가입자가 1백만명 늘어나는데 약 6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 기간이 2개월로 짧아졌다.

앞으로는 더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AOL.COM은 온라인서비스를 밑거름으로 삼아 요즘 꽃을 피우고 있는 인터넷
사업이다.

2천만명에 달하는 온라인서비스 가입자는 고스란히 "aol.com" 사이트의
고객이 된다.

이 사이트는 검색엔진 전자상거래 포토메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미국 최고 접속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aol.com 사이트의 홈쇼핑 코너는 황금알을 낳고 있다.

그렇다고 AOL이 직접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완구 도서 등 17개 상품 분야별로 나눠 유력 홈쇼핑업체를 소개하고
연결시켜 줄 뿐이다.

아마존 이베이 이트레이드 등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aol.com에 이름을
올려 놓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aol.com에 등록하지 않고는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말도 있다.

지난해에는 이트레이드 아메리트레이드 DLJ다이렉트 워터하우스 등 4개
사이버주식거래 업체가 1백만달러를 내고 AOL의 인터넷 주식거래코너에
입주했다.

aol.com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해 이 분야 매출액은 4억3천9백만달러로 전년보다 무려 71.5%나
늘어났다.

''AOL이 제공하는 정보의 양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대해 스티브 케이스 AOL 회장은 "누구도 모른다, 나도 가늠할 수
없다"라고 대답한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이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는 모두 서비스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AOL은 인터넷에 관한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백화점''이라는
얘기다.

< 둘레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AOL 개요 ]

<> 설립 : 1985년 5월 24일
<> 본사 : 버지니아주 둘레스시
<> 종업원 : 9천명
<> CEO : 스티브 케이스
<> 98년 매출 : 26억달러
<> 회원수 : 약 2천만명 (해외 3백만명)
<> 주식싯가 총액 : 1천4백억달러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