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업체인 모토로라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21세기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고객중심의 회사''와 ''통신사업 집중''을 새천년 경영전략의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사업부문을 통합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사실 그동안 모토로라는 방대한 조직때문에 경영의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
지는 등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시아금융위기 등으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면서 극심한
매출부진과 수익악화 마저 겪어야 했었다.

이로 인해 주당 60달러에 이르던 주가도 4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회사
창립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었다.

모토로라는 이같은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동시에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기위해 대규모 사업재구축(리스트럭처링)을 실시했다.

먼저 총매출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 휴대폰, 무선호출기, 이리듐 저궤도
위성통신사업 등 7개 부문을 "모토로라 커뮤니케이션 엔터프라이즈(MCE)로
통합, 효율성을 높였다.

MCE는 고객관리, 통신산업장비, 시스템통합 솔루션 등을 한데 묶어 종합적
으로 관리하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 반도체와 컴퓨터 위주의 사업에 통신부문을 대폭 강화해
21세기에 생겨날 새로운 정보통신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했다.

모토로라는 세계적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인터넷과 CDMA방식 이동통신을
기존 사업과 연계해 키우기 위해 통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
이다.

이를 통해 이 회사는 통신부문 매출을 컴퓨터 사업부 전체 매출의 40%이상
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같은 본사의 경영전략에 발맞춰 모토로라코리아도 통신부문을 대폭 강화
하는 등 21세기 경영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지난해 국내 휴대전화업체인 어필 텔레콤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3월초에는
경기도 파주 반도체 공장을 대만 ASE사에 매각해 통신 단말기부문에 주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모토로라는 또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일반 고객과 통신회사, 정부 등 다양한
계층의 고객만족을 위한 소비자부문도 신설해 판매및 서비스활동을 대폭 강화
할 계획이다.

그동안 모토로라는 사업부문이 방대하고 다양해 이들 부문간 발생하는
갈등으로 인해 업무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졌었다.

특히 산업체 고객들은 해당 사업부서와 일일이 개별 접촉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었다.

그동안 휴대폰 삐삐 무전기 등 제품별 부서로 나뉘어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당연히 급변하는 시장환경과 경쟁업체의 도전에 적절히 대응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개인용 통신기기 부서, 네트워크 사업자 부서,
상업.정부.산업체 고객 부서 등으로 나뉘어져 부서간 원활한 업무 협조가
가능해졌다.

고객중심의 영업이 강화된 것은 물론이다.

크리스토퍼 갤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직개편은 21세기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며 "사내 인적.물적 동원력을 높여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고객요구에 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덜 길모어 MCE 사장도 "우리의 앞선 기술을 고객의 요구에 일치시킨 결과가
신제품"이라며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고객만족에 초점을 맞추어 더욱 빠르게
가볍게, 오래 통신하는 기술을 개발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고객 최우선 경영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