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의 1%를 투자해 매출을 30% 늘린 기업이 있고 발주에서 출고까지
걸리는 기간을 40일에서 9일로 단축한 기업도 있다"

솔루션을 제공하는 컴퓨터업체들이 하는 말이다.

이들은 이렇게 획기적으로 성과를 거둔 사례가 흔한 것은 아니지만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하면 경영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한다.

ERP 시장은 외국계 컴퓨터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기업들의 ''고비용 저효율'' 체질을 고치고 투명경영을 실현해
주는 방안으로 ERP를 제안한다.

ERP 시스템이란 기업의 각종 정보를 통합해 공유토록 함은 물론 이 정보를
분석해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 가장 적합한 대처방안까지 제시해 준다.

가령 미국의 한 수입업자가 국내업체에 운동화 1만켤레를 주문할 경우
생산일정을 짜고 자금을 신청하며 원부자재를 발주하고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등 일련의 관련업무를 최적의 상태로 조정해 준다.

이 시스템은 90년대 중반부터 미국 유럽 등지의 일류기업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국내에서도 상당수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이 분야 선두기업은 독일 SAP의 한국현지법인인 SAP코리아.

95년말 한국에 진출한 뒤 삼성전자를 비롯 50여개 업체에 "R/3"라는
ERP 시스템을 공급했다.

이 시스템은 18가지 산업별로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해 주며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적용될수 있다.

SAP코리아는 올해는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맞는 솔루션을 내놓고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시장점유율을 2%포인트 끌어올리고 고객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선두를 굳히는
것이 목표다.

예비고객이나 파트너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R/3 컨설팅 교육도 강화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일 교육센터를 확대.이전한다.

SAP코리아에 강력히 도전하고 있는 업체는 한국오라클.

데이터베이스에서 축적한 기술을 토대로 올해 SAP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최근 조직을 대폭 개편했다.

컨설팅 영업 기술지원 등을 담당할 부서를 산업별로 나눈 것.

인력 전문화를 꾀하기 위해서였다.

이 회사의 ERP시스템인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R11"은 재무관리 생산관리
프로젝트관리 인사관리 영업관리 등 35가지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오라클은 모든 모듈이 개방환경인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있어 돈이 적게
든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에도 자사의 ERP 솔루션을 공급하겠다는
것이 오라클의 전략이다.

SAP와 오라클 이외에 SSA 바안 컴팩 등도 각자의 장점을 내세우며 ERP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컴팩컴퓨터의 경우 본사가 지난 2년간 탠덤과 디지털을 인수, 솔루션
부문을 보강한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컴팩은 자사의 "컴팩 ERP" 솔루션은 SAP이든 오라클이든 무난히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컴팩은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SAP나 오라클과 제휴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ERP 시스템은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기업의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데이터웨어에 저장되기 때문에 특정 부서에서
자료를 조작하기란 곤란하다는 것이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