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경제위기후 공격적 판촉활동을 자제했던 외국계 화장품업체들이
"빈익빈 부익부" 바람을 타고 국내시장을 겨냥한 총공세에 나섰다.

특히 프랑스 미국 일본계에 이어 올들어서는 이탈리아와 독일이 가세,
화장품시장은 "국경없는 전쟁"의 양상을 띄는 분위기다.

또 지방시 지아니 베르사체 등 패션으로 명성을 쌓은 브랜드들도 색조화장품
등을 선보이며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맞춤화장품"과 같이 새로운 판촉전략을 도입해 시장 접근을 시도하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이탈리아계 지아니 베르사체가 지난 주말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에서 색조화장품 시판 이벤트를 펼친게 대표적 예다.

이 브랜드는 지금까지 의류및 향수를 국내에 판매해 왔으나 트윈케이크
립스틱 파운데이션 등 다양한 색조화장품으로 품목을 확대했다.

한불화장품이 수입판매하는 이들 제품은 트윈케이크가 5만원 립스틱은
2만5천원대로 국산보다 평균 2배 정도 비싸다.

프랑스계 지방시는 화장품의 국내 판촉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영업전략을
지금까지의 위탁방식에서 직판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내달초 현대백화점 서울신촌점과 부산점에 매장을 오픈할 계획
이다.

매장 설계를 위해 내한한 카타린느 코장여사는 "한국매장은 지방시가 새롭게
개발한 디스플레이 매뉴얼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의미있는 점포가 될 것"
이라며 국내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서울에 지방시코리아란 현지법인을 설립, 국내시장 공략
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끝마쳤다.

미국계 바비브라운 이센셜스의 진출도 국내 화장품업계는 "태풍의 눈"으로
보고 있다.

오는 5월께 첫 선을 보일 이 브랜드는 출시 9년이란 짧은 시간에 전세계
시장을 파고든 "맞춤화장품"의 대명사격이다.

다양한 색상과 전문 아티스트를 동원한 컨설팅판매가 특징이다.

랑콤 헬레나루빈스타인 비오템등 3개 고급브랜드로 고객층을 넓혀온 로레알
은 지난해 가을 "메이블린 뉴욕"을 앞세워 중저가 시장도 공략중이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은 국내 주니어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록(RoC)으로 스킨케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이들 두회사는 특히 수년내에 국내 3대 메이커로 도약할 것이라고 장담,
경쟁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막대한 자금력과 브랜드로 무장한 외국업체들의 공세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상당수 토종브랜드가 무너진 대만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김영규 기자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