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물치'' 손현정씨 ]

"우리 식구 약 달이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게 제일 중요하죠"

지난해 6월 서울 총신대앞 사당시장에서 민물나라 가물치 체인점을 개업한
손현정(27)씨는 자신만의 성공철학을 이렇게 소개했다.

현재 손씨가 각종 보액즙을 팔아 올리는 한달 수입은 7백만원선.

재료비와 월세등 각종 지출을 제하고 3백만원가량이 순이익금으로 남는다.

이 정도면 가게운영이 안정궤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성공의 비결은 그의 말대로 남보다 열심히 일하고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는
정성에 있다.

창업초기에는 방문고객들에게 기존 업체와 차별화된 이곳만의 장점을 일일이
설명해주는등 신뢰감을 쌓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요즘도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손님이 적지 않다고 한다.

또 고객 감동서비스도 잊지 않고 있다.

붕어나 가물치 보액즙에다 사탕 한봉지를 동봉하고 있으며 고객카드 작성시
임신 6개월, 허약체질, 중풍 노모등 환자의 특징을 적어 두었다가 보액즙
복용후 효과를 체크하고 있다.

"가물치를 흙으로 만든 토기와 항아리에 집어넣은뒤 옛날 집에서 이용하던
재래식 방법으로 반나절가량 달여요. 그런 다음 무압력 중탕항아리로 옮겨
호박과 보혈제를 넣고 섭씨 1백도 이하로 하루 종일 은은하게 달이죠. 그러면
영양소 파괴도 적고 약초 성분이 그대로 살아납니다"

그는 민물나라 가물치에서 만든 보액즙의 맛과 영양이 뛰어난 것은 바로
이같은 독특한 조리방식에 있다고 자랑했다.

사회경험이라고는 운수회사 관리직 여사원으로 5년간 근무한 것이 전부였던
그가 하루아침에 장사꾼으로 변신하는 데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손님과의 상담도 여의치 않았고 더군다나 영업에는
자신이 없었다.

특히 IMF한파로 경제상황을 예측하기 힘들었던 지난해 여름을 창업시기로
선택한 것도 운영난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예상은 했지만 손님이 별로 없더라고요. 지난해 8월까지 매출이 3백만원도
채 안됐죠. 막막했어요"

지금은 야무지게 하나에서 열까지 챙기는 손씨지만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
는 고백이다.

그러나 그는 계절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그 기간을 보액즙을 내는
기술을 확실히 몸에 익히는 시기로 삼았다.

다행히 찬바람이 불면서 고객이 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보액즙을 찾는 계절로 접어든데다 무공해 도자기로 달인다는
소문이 동네에 퍼지면서 단골이 하나 둘씩 생겼다.

손씨의 창업비용은 모두 5천2백만원.

10평짜리 점포 권리금 2천만원, 보증금 1천만원, 설비비와 초도 물품비
2천2백만원이 구체적인 내역이다.

점포 임차비용이 많이 들어간 편이지만 손씨는 건강식품 판매사업을 하려면
무엇보다 점포 입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임차료가 다소 비싸지만 주고객층인 주부들의 눈에 잘 띄는 사당시장통
대로변을 택했다.

"회사 다닐 때보다 좋은 점이요? 노력하는 만큼 수입이 좋다는 거죠"

이런 말은 남보다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사람만 할 수 있을 것이다.

(02)525-2520

< 서명림 기자 mr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