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가 커 은행빚이 많은 기업에 대해선 금융기관이 특별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 돈을 마구 끌어다 쓰도록 방치할 경우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떨어지고 국민경제적으로도 불균형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은행총여신(대출+지급보증) 2천5백억원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보다 많은 여신을 받는 계열기업을 "주채무계열"이라고 한다.

주채무계열에 속한 기업은 흔히 "대기업"으로 불린다.

여기에 속하지 못하면 "중견대기업" "중소기업"이다.

이 주채무계열에 대한 관리를 책임지는 은행이 "주채권은행"이다.

97년까지는 "주거래은행"이라는 용어를 써 아직도 주채권은행과 혼동하는
이들이 많다.

주채권은행은 여신규모 등을 감안해 거래은행간의 협의를 통해 선정된다.

계열기업 전체의 주채권은행은 원칙적으로 주력기업체의 주채권은행이
담당한다.

주채권은행은 여신기업체에 대한 거액여신을 억제하고 재무구조개선을
지도한다.

한마디로 채권금융기관의 간사역할을 맡아 "귀찮은" 일들을 한다고 보면
된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여부를 사실상 결정하고 설득하는 곳도 대부분이
주채권은행이다.

재무구조개선약정도 주채무계열과 주채권은행간에 체결된다.

주채권은행은 조흥 한빛 제일 서울 외환 신한 하나 주택 대구 산업 등
10개.

이중 한빛은행은 57개 주채무계열중 삼성 등 24개계열의 주채권은행이다.

조흥 서울은행이 각각 8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이다.

5대계열의 주채권은행인 한빛(삼성 LG) 제일(대우 SK) 외환(현대) 등 3개
은행은 감독당국으로부터 "특별대접"을 받기도 한다.

최근 해외에 매각되는 제일 서울은행의 주채무계열기업들이 급격한 자금
회수 등을 우려해 주채권은행을 다른 은행으로 바꾸길 희망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정과정에선 주채권은행을 바꾼 곳은 없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