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아이디어"다.

뭔가 색다른 것을 찾는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프로모션으로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어야 한다.

또 한번 방문한 관광객들이 만족감을 느껴 다시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눈으로 보는 관광에서 체험하는 관광으로 바뀌는 추세에선 관광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수 있는 이벤트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기획,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외국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싱가포르는 인구 4백만명의 작은 도시국가.

그러나 매년 이곳을 찾는 외국관광객수는 7백40만명에 달한다.

거주자의 거의 두배에 가까운 수치다.

싱가포르는 역사적으로 물려받은 문화관광자원이 많지 않다.

대부분 인공적으로 조성한 관광지다.

싱가포르가 세계적인 관광국으로 성장한데는 세계인들의 구미를 당기는
각종 축제와 행사가 큰 몫을 했다.

매년7월 한달간 열리는 "음식축제"가 대표적인 예.

축제기간엔 싱가포르의 호텔, 레스토랑, 일반가정까지 참여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풍미를 제공한다.

음식축제와 맞물려 싱가포르의 모든 상점이 참여하는 "대바겐 행사"도
열린다.

관광객들에게 먹고 즐기고 저렴하게 쇼핑할수 있는 기회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이다.

올해 싱가포르 관광청은 "밀레니아 마니아"라는 15개월간의 대규모
밀레니엄축제를 기획,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에 착수했다.

관광여행상품은 포장하기 나름이다.

같은 장소나 소재라도 의미부여에 따라서 새로운 상품이 될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촬영지를 관광여행코스로 개발하는 것도 한 예다.

정동진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배경으로 등장한 후 유명관광지로 부상했다.

영화진흥공사는 남양주시 종합촬영소에 세운 영화 "신장개업"의 세트장을
미국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처럼 관광코스로 개발할 예정이다.

SF영화 "용가리"를 만들고 있는 영구아트무비는 수원시와 공동으로 용가리
테마파크를 추진중이다.

남원시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전"을 통한 지역관광 홍보에 나섰다.

남원관광단지내에 주막거리등을 오픈세트로 만들어 영화촬영이 끝난 후에도
민속촌처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드라마나 영화촬영지로 뜬 관광지의 경우 아직까진 "국내용"의 성격이
강하지만 드라마나 영화가 수출돼 해외에서 인기를 얻을 경우 외국관광객
유치와 연계시킬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연예인들의 유명세를 이용해 관광객을 대거 유치한 사례도 눈에 띈다.

싱가포르 빈탄섬은 탤런트 손지창 오연수 부부가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한국 신혼여행객수가 2백30%나 증가했다.

테마파크와 호텔들도 아이디어상품과 이색마케팅으로 고객유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동안 성과를 거둔 예로는 롯데월드의 "나이트 마케팅(Night Marketing)",
에버랜드의 "레인 마케팅(Rain Marketing)등을 들수 있다.

롯데월드는 서울의 부도심에 위치한 특성을 살려 95년 7월부터 영업시간을
매일밤 11시까지로 연장, 야간시간대를 공략했다.

레이저쇼, 야간퍼레이드등 낮시간과 차별화된 이벤트를 배치하고 시간대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수 있도록 했다.

롯데월드 야간개장은 밤시간대에 안전한 놀이문화를 찾는 외국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야간 입장객수는 전체 입장객수의 30%에 이르고 있다.

에버랜드의 "레인 마케팅"은 역발상을 통해 날씨에 민감한 야외 테마파크의
약점을 적극 이용한 사례로 꼽힌다.

에버랜드는 "무지개 속에서 춤을"등 비를 소재로 한 일련의 이벤트를
준비했다.

특히 입장후에 비가 올 경우 재입장권을 주는 "레인체크"는 이용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에버랜드의 이미지제고에도 크게 기여했다.

신라호텔은 객실에 전화가 걸려오면 TV볼륨이 자동적으로 줄어드는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만족효과를 높였다.

관광산업에서도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싱가포르 관광청의 김숙진 홍보실장은 "주변국과의 연계상품 개발, 문화공연
의 상품화등 다방면의 기획과 프로모션이 외국인 유치와 관광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