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에서 이른바 "386"세대가 뜨고 있다.

386세대란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생활을 보낸 30대를 일컫는 말.

이들 386세대는 어느덧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의 핵심멤버로 자리잡았다.

쉽사리 공개되진 않지만 거액 연봉자도 많다.

외국계 금융기관 경력에 프리미엄이 붙는 시대라서 이들은 앞으로 더욱
각광받는 인물이 될 전망이다.

자칫 국내 은행의 임원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투자은행 뱅커중에선 JP모건의 임석정(39) 서울사무소장이 유명하다.

그는 작년초 외채만기 협상때 체이스맨해튼 은행의 김동진 본부장과 함께
외국은행단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외국자본 유치 실적도 뛰어나다.

채권발행과 직접투자등을 주선하며 모두 45억달러를 국내에 들여왔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왔으며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
뉴욕대학에서 MA(일반 석사)를 받았다.

프록터 앤 갬블(P&G)사의 본사에서 1년간 재무담당을 맡기도 했다.

키더피바디 살로먼스미스바니등을 거쳐 95년부터 JP모건에서 일하고 있다.

파리국립은행(BNP)은행의 신치호(36) 이사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주된 업무는 M&A와 관련된 자문.

작년중 기아자동차의 국제입찰 주간을 맡아 성사시키며 뜨기 시작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87년부터 92년까지 한국종금을 다녔다.

이후 ING베어링증권에서 근무하다 98년5월부터 BNP에서 근무하고 있다.

종금 증권 은행을 섭렵하고 있는 셈이다.

CSFB의 이성진(39) 이사도 투자은행 업무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CSFB는 작년이후 한국 금융기관들에 10억달러 가까이 빌려줬다.

IMF를 전후해 다른 외국 금융기관은 한국에서 철수하는 분위기 였지만
CSFB는 오히려 반대였다.

이 이사는 "한국의 경우 일종의 흑자도산이었기 때문에 자금흐름만 개선되면
좋아질 것으로 봤다"며 "본점에 수시로 대출을 확대하라는 건의를 올렸다"고
말했다.

고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미국 UCLA에서 MBA를 땄다.

93년 홍콩에서 CSFB에 들어갔다.

M&A와 기업자금을 주선하는 일을 한다.

씨티은행의 정회승(37)지배인의 경우 크게 드러나지 않게 중요한 일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씨티그룹 한국대표실에서 근무한다.

씨티그룹의 한국정부 창구역할을 맡고 있는 것.

씨티그룹의 국내 경영정책을 설정하는 업무도 그가 담당한다.

미국 톨레도 대학에서 경영정보 전략과 국제금융으로 MBA를 땄다.

씨티은행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그룹업무와 신흥국가시장 그룹업무의 한국
책임자이기도 하다.

외국계 은행에서 돋보이는 386세대중엔 외환딜러도 많다.

체이스맨해튼 은행의 김명한(37) 본부장과 이성희(32) 지배인.

김 본부장은 미국 미시건대학의 MBA를 마쳤으며 씨티은행 심사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딜러가 좋다"고 말한다.

이 지배인은 산업은행에서 딜러로 일하다 97년3월중 체이스로 스카우트됐다.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산업은행 시절에 재정경제원(현 재경부)에
파견근무를 나갈 정도로 외환시장을 분석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
졌다.

스탠더드 앤 차타드 은행의 홍원재(36) 지배인, 도이치은행의 황희정(39)
지배인도 외환시장의 "큰손"들이다.

소매금융 분야에선 씨티은행 원효성(39) 이사가 단연 두각을 나타낸다.

88년 씨티은행에 들어간 이후 줄곧 소비자금융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익증권 판매,점포설치 확대등 씨티은행의 업무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MBA를 마쳤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