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의 시대가 될 21세기를 앞두고 각국은 첨단선박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구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해양공간에서 포화상태에 달한 육상운송수단과
고갈된 육상자원의 대안을 찾아보려는 노력이 선박해양기술개발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도 첨단선박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위그선(WIG) =위그선은 물의 저항을 전혀 받지 않고 해면위로
1.5~3m 떠 물위를 스치듯 시속 2백~5백km의 속도로 날아가도록 제작된다.

배와 비행기의 중간형태다.

배에 날개를 붙여 일정한 높이에서 고속으로 달리면 수면과 선체
사이에 양력이 생겨 선체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

기존의 배가 부력으로 물위에 뜨는 것과 달리 양력으로 배의 중량이
지탱되고 물의 저항이 없어져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된다.

일본 독일 등에서 한창 개발이 진행중이다.

국내에서는 부산대 포항공대 등과 현대 삼성 대우중공업이 한국기계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95년부터 2백인승 여객선 개발의 전단계인 10인승
중형위그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중 과학기술부의 심의절차를 거칠 예정이어서 실용화 프로젝트가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위그선 개발은 산자부 공업기술기반과제로 선정돼 97년 이후 2002년까지
5년동안 국책과제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반에 2백인승 규모의 위그선이 실용화될 전망이다.

<> 초전도 전자추진선 =물에 전류를 흘려 추진력을 얻는 선박이다.

바닷물에는 염분이 많아 전류가 잘 통한다.

기존 선박의 추진수단인 프로펠러 대신 강력한 초전도 전자석의
추진력으로 움직여 소음과 진동이 없다.

기존 프로펠러선의 한계속도 50노트(시속 92.6km)의 두배인 시속
1백80km로 달릴 수 있다.

연료손실이 거의 없어 기존 엔진 절반 용량만으로도 충분한 힘을 낸다.

일본이 지난 92년 시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현대 대우 삼성 한진중공업등과 포항공대가 94년 공동개발에 나서
곧 모형선을 띄울 예정이다.

<> 수중무인탐사선 =유인잠수정을 대신해 심해를 탐사 개발하고
해저자원을 발굴하는데 쓰이는 하이테크 선박이다.

2000년대 초반에 선보일 전망이다.

엄청난 압력이 작용하는 심해저에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조선 해양 정보통신 기계 전기전자 제어기술 등이 동원된다.

심해광물자원의 채굴, 심해저 구난작업, 해역감시및 방위, 심해저
조사및 탐사, 심해폐기물정화처리, 해저 광케이블 매설, 해양구조물
유지 등에 쓰이게 된다.

활용범위가 넓어 21세기 해양공간 활용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 초고속 화물선 =오는 2002년 실용화를 목표로 평균 35~40노트(65~74km)
로 운항할 수 있는 3백~5백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초고속 중형화물선 개발이 국책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용도는 전자, 기계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수산물 야채 꽃 등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제품을 고속 수송하는 것.

한국기계연구원 선박해양공학센터와 국내 각 조선소가 공동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선박이 개발되면 현재 24시간 이상 걸리는 일본 중국까지의 운송시간이
12시간 이내로 단축되고 현재 1주일이 소요되는 인도네시아도 3일만에
갈 수 있다.

오는 2000년 초고속 시험선 설계와 관련 시스템 제작을 끝낸 다음
2001년 초고속 시험선을 건조할 예정이다.

2002년 초고속 시험선을 국제 항로에서 운항해 문제점을 보완한 뒤
실용화한다는 개발 일정이 잡혀 있다.

해양부는 오는 2006년에는 우리나라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15%인
1백6만TEU를 초고속선이 운송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5백TEU급 초고속 컨테이너 선박 12척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은 평균 50노트(93km)의 속력을 낼 수 있는 컨테이너선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과 노르웨이 등도 고속 컨테이너선을 개발중이다.

< 채자영 기자 jycha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