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중 가장 뛰어난 디자인 경쟁력을 갖고있는 회사중 하나가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내 산업디자인계에서 최고 권위를 지닌 "우수산업디자인
(GD)상"에서 헤드폰 스테레오 카세트 "아하프리"로 대통령상을 받은 것을
비롯 모두 7개 부문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85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GD상에서 LG전자가 대통령상을 차지한
것은 아하프리가 5번째다.

김장독 냉장고,아트비전 골드 TV, 벽걸이 오디오, 아트캠 프리등 우리
가전제품의 디자인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데 견인차 역할을 한 제품들이
모두 GD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회사의 디자인 전략은 "사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디자인"에 있다.

아하프리의 디자인 개발과정에서도 이 철학은 어김없이 지켜졌다.

아하프리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정확한 수요조사.

주 고객층이 청소년인 만큼 PC통신등을 통해 청소년 1만2천명을 대상으로
미니 카세트에 대한 철저한 니즈( needs )조사를 실시했다.

또 "10대의 감각"을 익히기 위해 압구정동이나 명동등지의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 옷가게도 디자이너들의 주요 학습장이었다.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세라복(해군복인 세일러복)"을 연상시키는 제품
외관도 이같은 "눈높이 철학"에서 가능했다.

겉모양 뿐만 아니다.

게임기의 조이스틱처럼 둥그런 형태의 슬라이딩 버튼을 밀어 기능을
조절하는 것도 청소년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주 요인이었다.

이같은 디자인 컨셉트 덕분에 아하프리는 시판 이틀만에 3천대가
팔리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LG전자의 디자인에 대한 열의는 국제디자인 공모전에서도 잘 나타난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의 대학생,디자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규모의
공모전을 격년제로 개최,세계적인 트렌드를 앞장서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또 서울 문래동에 2백여명의 디자이너들이 근무하고 있는
디자인 연구소외에 미국 뉴저지,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등에 분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유럽지역의 디자인을 연구하기 위해 아일랜드 더블린에 유럽디자인센터
도 운영중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