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35세 자영업자 노후자금 마련'' ]

"한달에 15만원짜리 개인연금에 가입한다면 정말 노후생활이 해결됩니까"

경기도 안양에 사는 유병민(35.자영업)씨는 문득 이같은 궁금증을 갖고
해답을 구하는 E메일을 보내왔다.

아마 개인연금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생각이리라.

결론부터 말해 유씨의 경우 매월 약 16만5천원만 개인연금에 넣으면 원하는
노후생활을 준비할 수 있다.

그가 원하는 노후자금은 지금 돈 가치로 한달에 80만원.

현재는 자녀 교육비와 자동차 할부금 등으로 한달 생활비가 1백60만원 가량
나가지만 노후에는 이미 자녀들도 시집 장가갔을테고 자동차 할부금도 끝날
것이다.

그러니 지금 생활비의 절반인 80만원만 가지고도 오붓하게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유씨가 노후생활을 시작하려는 시점은 자신이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63세부터.

지금 나이가 35세이니 앞으로 28년 후다.

그가 원하는 한달 생활비 80만원에 예상 인플레율 5%를 적용한다면 63세에
가선 한달에 3백14만원이 있어야 지금 돈 가치로 80만원 정도의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돈을 모두 준비할 필요는 없다.

국민연금이 있으니까.

이번에 2백8만원의 소득을 신고한 유씨는 63세부터 매달 1백61만원의
국민연금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유씨가 노후생활을 하는 데 부족한 돈은 한달에 1백53만원
(3백14만~1백61만원)정도다.

1년이면 1천8백36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식으로 63세부터 남자의 평균수명이라는 76세까지 부족한 금액을
따져보면 63세까지 약 2억1백82만원을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따라서 지금 나이가 35세라면 앞으로 28년동안 약2억원의 노후자금을 만들면
된다.

아무리 28년후 돈 가치라해도 2억원이 넘는 돈이라면 큰 돈인데 과연 한달에
15만원씩 개인연금에 든다고 노후대책이 해결될까.

연 8%의 이자율이 적용된다면 한달에 16만5천원정도를 개인연금신탁이나
연동형 개인연금보험에 28년동안 가입하면 이자가 붙어서 63세 노후생활시점
에는 2억원 정도의 노후자금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지금 가입해놓은 개인연금 15만원에 추가로 한달에 1만5천원씩만
업그레이드 시키면 무난하다.

문제는 매달 16만5천원씩 앞으로 28년동안 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생각할 수 있는 또 한가지 방법이 지금 3천8백82만원을 노후자금
펀드로 따로 챙겨놓는 길도 있다.

3천8백82만원에 28년동안 연 8% 이자가 붙으면 계산상으로 3억3천4백90만원
이 나오지만 이자소득의 약 4분의 1에 가까운 24.2%를 세금으로 내다보면
63세가 돼도 2억1백82만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다.

물론 양자 택일의 흑백논리가 아닌 제3의 방법도 없지 않다.

지금 종자돈 얼마를 노후자금으로 챙겨두고 매달 얼마씩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합동작전으로 노후대책을 세워 보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나이가 달라지면 개인연금 준비금액도 달라진다.

준비금액은 달라도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무조건 일찍 시작하면 부담이 적어진다는 점이다.

이렇게 보면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문제는 단순히 어떤 개인연금 상품에
가입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설계의 밑그림 위에다 내 몸에 쏙 드는
재무설계를 세우는 일이다.

< 이창형 먼데이머니 자문위원(문연아이디어뱅크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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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글을 읽고 전자우편(myidea@unitel.co.kr)을 보내주신 독자께
감사드립니다.

나이, 노후생활시점, 현대 소득수준, 입사연령 등을 적어서 보내주시면
구체적인 노후자금 재무설계를 도와 드리겠습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