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성 < 주택산업연구원장 >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는 미증유의 침체를 보였다.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업의 발생으로 현재 실업률은 8%대에 이르고 있으며
고용불안과 소득감소로 소비심리는 매우 위축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택시장도 극심한 침체를 보였다.

97년까지 연간 60만호를 기록했던 주택건설실적은 30만호로 급감했다.

미분양주택도 95년이후 감소세를 보였으나 주택수요의 감소에 따라
지난해에는 10만호 수준으로 다시 증가했다.

주택가격도 주택경기침체와 급매물의 증가로 대폭 하락했다.

최근 경제상황은 회복국면으로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미환율은 2천원대를 넘어섰던 작년과는 달리 현재 1천2백원선에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금리도 연30%에 육박하던 것이 현재 한자릿수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생산 역시 작년 11월이후 연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도.소매판매지수도 14개월만에 처음으로 2.8%의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경기도 일반경기회복에 힘입어 서서히 회복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10만가구를 웃돌던 미분양주택이 최근에는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봄 이사철에 맞추어 전세가격이 서울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상당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가격도 이에 맞추어 지역에 따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공매시장과 일부 신규분양아파트의 경우 다소 과열되는 조짐마저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거시경제상황의 안정화와 이에따른 주택시장의 회복 징후가
주택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은 시기상조라고본다.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완결되지 않은 상황이고 아직은 불안정하기만 한
노사관계도 거시경제의 안정화추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의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부진등의 악재도 도사리고 있다.

전체로 봐서는 거시경제가 회복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지만 그
회복시기를 단언하기는 어렵다.

IMF체제이전에 분양된 아파트의 입주시기가 도래해 주택시장에 매물이
증가할 경우 주택가격을 하락시켜 주택경기 회복속도를 둔화시킬 여지가
적지않다.

여기에 민간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저조한 주택수요가 회복되어야 하나
아직은 소비심리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주택수요도 뚜렷한
회복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택경기는 일반경기에 후행한다.

거시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나 본격적인 회복시기는
산재한 악재로 인해 불투명한 상태다.

주택시장에 내재하고 있는 악재 등을 고려한다면 주택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99년도 주택건설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주택경기활성화를 위해 주택건설목표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40만호
로 설정했다.

이를위해 약 9조4천억원 규모의 주택경기 활성화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책과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따라서 99년도에 예정된 정부의 주택경기활성화 대책 추진정도에 따라
주택경기의 회복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