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홀의 최강자가 되고 싶으십니까"

이런 질문에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우스운 질문답게 "모든 홀"이라고 답할 것인가.

순진한 사람들은 파5홀이나 파4홀로 대답하기 쉽다.

파5홀 투온이 가장 멋지고 홀수가 많은 파4홀에서 잘치면 스코어가
내려간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러나 싱글핸디캐퍼나 프로들에게 물으면 대개는 "파3홀"이라는 답변이
나온다.

프로나 아마추어대회를 통털어 파3홀은 언제나 승부처의 모습이다.

파3홀은 단하나의 샷으로 버디부터 보기까지가 교차되는 곳.

티샷이 온그린되면 버디찬스이고 실패하면 대부분 보기가 불가피하다.

파3홀 주변은 트러블이 깊기 때문에 붙이는 파도 실상 어렵다.

미국 남녀프로투어를 추적해 봐도 우승의 갈림길은 그 코스의 마지막
파3홀이 되기 십상이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더라도 여전히 파찬스가 존재하는 파4, 파5홀과
비교할때 파3홀의 패턴은 너무도 다른 것.

기준타수가 3타에 불과하면 복구의 기회가 극도로 제한될수 밖에 없다.

따라서 파3홀에서 잘치면 최소 절반이상의 승리가 보장된다.

상대를 반드시 제압해야 할때 파3홀에서 단번에 올리는 것만큼 상대의 기를
죽이는 샷도 없다.

심리전뿐만 아니라 실제 스코어면에서도 파3홀 스코어가 좋은 날은 전체
스코어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골프의 영원한 승부처인 파3홀.

파3홀을 정복하는자가 골프를 제압하고 상대를 제압하는 승부사이다.

자신이 자주가는 코스의 파3홀들은 언제나 가장 애정어린 눈으로 사랑해야
한다.

< 김흥구 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