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이 열리면 국내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은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할 뿐 아니라 다양한 투자기법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대기업들은 그동안 은행등을 통해 선물환 거래를 해왔다.

거래단위가 수백만달러 이상이어서 중소기업들은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원.달러 선물은 기본거래단위가 5만달러여서 중소기업뿐 아니라
일반 오퍼상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선물시장은 또 환율이나 금리등을 뒤섞은 파생금융상품으로 활용이 가능
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이나 기업입장에서 자금운용(파이낸싱)을 다양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데 금융기관들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대출을 금리선물을 통해 위험도를 낮출 수도 있다.

개인들은 주가선물에 이어 달러 선물 등으로 투자수익을 노리거나 이민자금
마련, 유학자금 송금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선물거래가 활성화되면 외국투자자본 유치에도 유리하다.

외국인이 한국 투자를 꺼리는 이유중 하나는 한국에서 벌어들인 투자수익이
환율변동에 따라 환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선물등 각종 파생상품을 통해 환율변동위험을
회피하는데 익숙해 있다.

원.달러 선물이 개설되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가 쉬워진다.

선물시장은 현물시장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물시장은 수급 변동 등의 일시적인 이유로 가격이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을 때가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 선물시장과 연계된 거래는 현물시장이 제자리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이미 증권시장에서는 주식현물과 주가선물간 차이가 발생하면 차익거래
(프로그램 매매)가 생겨 시장을 안정시키고 있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도 선물거래를 통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선물가격은 미래의 경제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선물가격은 미래의 현물수급과 경제요인을 반영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
이다.

그러나 선물거래는 SK증권이 동남아시아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커다란
손실을 봤듯이 위험한 측면도 없지 않다.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야지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수단으로
이용해선 곤란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선진금융기법을 갖고 있는 외국금융기관들이 선물시장을 주도할 가능성
도 우려된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