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경영을 배워라"

삼성경제연구소는 10일 "쉬리, 그 성공의 경영학"이란 보고서 "쉬리는
최고의 벤처모델"이라고 밝혔다.

이어 쉬리의 흥행성공 비결과 기업경영에 대한 시사점을 분석했다.

재미있는 시나리오, 과감한 투자, 제작진과 출연진의 열정, 흥행에 충실한
기획 및 제작, 마케팅전략 등 5가지 성공 포인트는 기업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치밀한 기획과 시나리오 =쉬리는 흥행을 보장받기 위해 철저한 오락영화를
표방했다.

영화에 대한 소비자의 기호가 작품성보다는 "재미" 쪽을 선호한다는 사전
시장분석에 따른 결과였다.

또 강제규 감독은 시나리오 구상과 집필에 각각 1년의 공을 들여 완벽한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이어 모두 12번의 수정과정을 통해 탄탄한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과감한 투자와 보상체계 =삼성영상사업단은 31억원을 쏟아붓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한국영화 평균제작비(10억~15억원)의 2~3배에 이르는 규모다.

쉬리는 처음부터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벤처형" 투자모델을 따른
것이다.

이같은 투자는 제작자와 영화관객 모두에게 신뢰를 주며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

주연배우와 감독 출연료를 흥행실적과 연계한 할리우드식 보상체계인
러닝개런티(Running Guarantee)제를 본격 도입해 배우와 제작자로부터
남다른 열정과 노력을 이끌어낸 것도 성공비결이 됐다.

<>흥행에 충실한 제작 =주연배우 캐스팅 때부터 스타의 흥행성을 중시했다.

흥행의 보증수표인 한석규 최민식 송강호 등 스타군단을 선발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역할분담 시스템을 통해 개인의 역량발휘를 극대화했다.

<>첨단 마케팅 =쉬리는 흥행성적에 따라 광고전력을 바꾸는 첨단 마케팅
기법을 선보였다.

최초 홍보전략은 "30억원을 투자한 한국형 블록버스터"란 이미지를 부각해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맞춰졌다.

이어 관람객이 40만명을 넘어가자 "한국영화사상 최고흥행 기록"이란 을
내걸었다.

영화흥행의 성공을 "쉬리 신드롬"이란 사회현상으로 확산시킨다는 의도
에서였다.

이에따라 젊은세대에서 쉬리를 보지 않으면 따돌림을 당하는 "쉬리 왕따"
현상까지 생겨났다.

<>비전과 열정의 공유 ="한국 최고의 영화"를 만들겠다는 확고한 비전과
감독의 리더십은 출연진과 제작진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끌어냈다.

한국 첩보원들과 북한군 특수부대원들이 회사 구내식당 주방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을 찍기 위해 제작진들이 추석 귀향까지 포기한 것은 그래서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