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실사가 진행되면서 우량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사가 갑자기 부실한 것으로 드러난데 대한 감독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감독원이 지난해 대한생명에 대한 경영평가에서 우량하다는 AA등급을
줬으나 실제 작년말현재 자산초과 부채규모가 2조5천억원에 달하면서
"감독원은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금감원 감사실과 감사원은 감독에 허점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으로도 순자산가치(자산-부채) 부족액이 2조5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를 전후로 계열사에 대한 부실대출과 유가증권 평가손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장부가로 4천3백억원이던 계열사 대출금액은 실사결과 6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감원은 자기계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사실상의 관계사로 분류되는
회사에 대한 대출까지 합치면 1조원을 훨씬 초과하는 대출이 부실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이같은 부실대출은 대부분 정기검사를 면제받았던 98년을 전후로 집중적
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경영평가결과 우량보험사에 대해서는 다음해 정기검사를 면제해 주고
그틈에 대한생명이 계열사대출을 집중적으로 늘려 부실을 심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감독원은 정기검사를 면제해준 것은 불가피하지만 경영상황에 대한 서류
보고를 매월 받는 만큼 감독소홀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 관계자는 대한생명이 감독원에 해온 서류보고가 잘못돼 감독원이 실상을
알기 어려웠는지, 아니면 감독원이 부실징후를 알고도 묵인했는지를 따지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한생명의 부실이 점차 밝혀지면서 최우량등급을 받았던 삼성
교보생명프루덴셜 네덜란드생명은 물론 다른 보험사들의 평가등급은 믿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대한생명이 금감원 실사를 통해 부실덩어리로 밝혀진
만큼 다른 보험사들도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실사를 받게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이 대부분 모그룹이끼고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열사
대출 등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