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이 중간배당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결산기 말에 한번 실시하던 배당을 중간에 한번 더 하겠다는 것이다.

중간배당제는 일반인들의 주식투자 패턴에도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총시즌에 중간배당제를 정관에 신설했거나
하려는 기업은 모두 35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날까지 주총개최 공고를 낸 4백72개 기업의 10%에 달한다.

특히 현대자동차 삼성전관 LG화학등 대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주류를 이룬다.

중간배당제는 지난해 증권거래법 개정으로 처음 도입됐지만 이를 정관에
반영한 기업은 극소수였다.

실제로 중간배당을 실시한 기업은 전무했다.

IMF한파로 기업실적이 나빠져 배당을 줄 재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기업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 같지 않는데도 기업들이 중간배당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소액주주 권익보호, 경영투명성 등 주주중시 경영풍토
를 정착시키는 일환으로 풀이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이익이 나는대로 소액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중간배당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중간배당제는 증권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강창희 현대투신운용 대표는 "중간배당제가 정착될 경우 배당수익을 겨냥한
장기투자가 활성화돼 증시체질이 개선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배당투자 활성화 =주식투자 목적은 크게 시세차익과 배당수익 두가지다.

국내에선 시세차익을 겨냥한 단기투자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상장기업들이 배당에 아주 인색했기 때문이다.

상장회사협의회가 한국(7백11개사)과 일본(2천3백74개사) 상장회사의 97년
배당현황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93년이후 국내 상장사의 배당성향(당기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20~30%로 일본의 60%대에 훨씬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싯가에 대한 주당배당금 비율인 배당수익률도 지난 90년~96년까지 평균
1.75%로 미국 2.48%, 영국 4.43%에 비해 낮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배당수익보다는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단타매매에만
열중하고 있다.

중간배당제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지는 아직 미지수
이다.

하지만 일반투자자들에게 배당투자를 환기시킴으로써 장기투자 풍토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주가 차별화 =장만호 대한투신 주식투자부장은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에는 주가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중간
배당 여부가 투자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행 중간배당제는 직전 결산기에 이익잉여금이 있는 기업들이 해당 연도
실적전망을 예상해 배당을 하게끔 돼 있다.

따라서 중간배당을 하는 기업은 그만큼 기업의 실적이 안정적이라는 뜻이
된다.

외국인들도 중간배당제를 반기고 있다.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는 "외국인들은 시세차익뿐 아니라 배당수익에도
관심이 높다"면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하는 기업은 외국인들에게
크게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주에 관심 =의결권이 없지만 배당에 우선권이 주어지는 우선주는
그동안 보통주에 비해 평균 50%가량 싸게 거래되는 등 대체로 투자자들의
관심밖에 있었다.

그러나 연간 배당을 두번함으로써 보통주보다 통상 배당을 1% 더 받는
우선주의 투자메리트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시는 적을듯 =기업들이 중간배당을 할수 있는 근거를 정관에
마련하더라도 실제 이번 회계년도에 중간배당을 실시할 기업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상법상 중간배당은 직전 결산기의 미처분이익을 재원으로 올해 실적을
예상해 배당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IMF한파로 기업실적이 부진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중간배당을 할
기업은 극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간배당을 했다가 결산기에 적자가 날 경우 이사가 배상책임을
지도록 돼 있는 것도 문제점이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