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위에 거대한 도시를 건설할 수 있을까.

공해 걱정이 없고 파도와 해일의 영향도 받지 않는 첨단 ''꿈의 도시''
건설이 선진국에서 속속 추진되고 있다.

해상도시는 바다를 메우는 방식의 단순한 인공섬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매립방식의 인공섬 조성은 지금도 널리 이뤄지고 있으나 21세기 해양기술
에서는 해묵은 것에 불과하다.

실제 일본 미국 등 선진국들은 수심이 깊은 바다 한 가운데에 부유식
해상구조물을 만들어 각종 시설물을 세우는 "제2세대" 해양도시 건설을
구체화하고 있다.

바닷물의 부력을 이용한 부유식 공법은 강철판 부유체를 물위에 띄운 뒤
그위에 공항이나 호텔 사무실 공원등이 들어서는 해양도시를 건설하는 방식
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이 추진중인 "메가플로트(Megafloat)" 프로젝트.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는 대형 부유체를 바다위에 띄워 시설물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이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바다위에 떠 움직일 수 있는 도시 건설을 구상중
이다.

미국의 한 엔지니어링사가 추진중인 이 사업(프리덤 프로젝트)은 5만여명이
상주할 수 있는 25층짜리 거대한 배를 만들어 첨단 주거시설은 물론 학교
병원 은행 등을 지어 이른바 "바다위의 낙원"을 실현하겠다는 것.

<> 메가플로트 프로젝트 =일본 운수성은 지난 95년4월 새로운 개념의 거대
해상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아래 "메가플로트기술연구조합"을 결성했다.

이 연구조합에는 신일본제철 스미토모등 조선.철강업계 17개사가 참여했다.

오는 2000년대 초까지 6백만평방m 면적의 거대 도시를 요코스카 미 해군
기지 앞바다에 건설한다는 것.

이 프로젝트는 모두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현재는 2단계 사업을 진행중이며 올해 가을까지 길이 1km, 너비 60m정도
크기의 구조물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 사업에만 모두 1백22억엔(1천2백2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 거대 부유물은 파도와 해일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도록 전자동 제어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또 수심이 깊은 바다위에 세우는 만큼 해양 선박분야의 각종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다.

일본은 2단계로 건설되는 부유물에 항공기 이착륙장 등의 시설을 세워
해상공항으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3단계에서는 규모를 늘려 해상 국제공항의 역할은 물론 방재거점,
폐기물 처리장, 물류기지 등으로도 이용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주거시설이나 레저공간등을 마련해 인간이 상주할
수 있는 거대 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일본은 이 구상이 완성될 경우 환경오염뿐 아니라 지진 등 자연재해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영구적인 안전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젝트 내용은 인터넷 홈페이지
(www.nams.kyushu-u.ac.jp/~yasuzawa/megafloat/megafloat.htm) 또는
(www.dianet.or.jp/mega-float)에서 볼수 있다.

<> 프리덤 프로젝트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솔루션 엔지니어링사가
추진중인 이 프로젝트는 일본의 메가플로트보다는 아이디어면에서 훨씬
웅장하다.

이미 10여년전부터 구상됐던 프리덤 계획은 5만여명이 상주하고 매일
3만여명의 방문객이 드나들 수 있는 거대한 배모양의 해상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 해상도시는 길이 1.3km 정도, 너비 2백30m에 25층 규모로 세계 최대
여객선의 25배에 달한다.

2만1천여채의 최고급 콘도시설과 학교 도서관 병원 백화점 은행 사무실
호텔 레스토랑 레저시설 창고는 물론 자체 발전설비등 도시가 갖추어야 할
모든 시설이 들어선다.

이 해상도시는 또 2년마다 지구를 한바퀴씩 돌면서 주요 연안도시와 가까운
국제수역에서 몇주일씩 정박한다.

이 계획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도시 자체가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독특한 법을 마련한다는 것.

이와함께 자체 치안유지도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바다위의 독립된 공동체사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예컨대 이 해상도시에서는 모든 상품의 거래가 무관세로 이뤄진다.

거주하는 시민에게 최대한의 경제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또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2천4백여명의 경찰을 상주시킨다.

또 주민들은 모두 이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신분증명 인식표를 착용해야
한다.

"기존의 도시개념에서 완전히 탈피해 낙원과 같은 바다위의 리조트를 만들
계획"이라는게 솔루션 엔지니어링의 회장인 노먼 닉슨씨의 설명.

그러나 이 계획에는 모두 60억달러가 필요하고 특히 무관세 거래 등
독립적인 경제권 형성이 가능하느냐 하는 점에서 비현실적인 구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닉슨씨는 "평균 80만달러나 하는 콘도를 계약한 사람이 벌써
3백50명을 넘었다"면서 "계약자가 2천명만 되면 즉시 착공해 21세기 초에는
5대양을 누비게 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솔루션 엔지니어링은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www.freedomship.com)를 통해
프리덤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함께 회원을 모집중이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