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합병(M&A)이 장기적으로는 해당기업의 주가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개선 없는 단순한 합병은 오히려 경영의 한계를 자인하는 결과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는 8일 지난 97년말부터 98년
상반기사이 이뤄진 M&A사례중 규모가 50억달러 이상인 33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17개 기업이 해당 업종의 평균주가 상승률을 훨씬 밑도는
저조한 주가상승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융 석유 제약 정보통신등 조사대상 4개 업종 중에서는 석유관련 기업들이
가장 저조해 경쟁사에 비해 17.6%나 주가상승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석유부문의 평균주가 상승율이 1백이었다면 M&A를 통해 새로
탄생한 석유회사의 주가는 82.4에 그쳤다.

개별 기업별로는 지난 97년 합병한 파머시아-업존의 주가수준이 33개
조사대상 기업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회사 주가는 동종업계
경쟁사 주가의 절반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드러났다.

리먼브라더스는 "조사결과 M&A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반짝
장세"에 불과했었다"며 "M&A가 장기적으로는 주가상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대부분 기업들이 이미 치열한 경쟁과
낮은 수익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최후 수단으로 M&A를 모색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따라서 근본적인 경영 개혁이 없는 상황에서 M&A가
만병통치약일 수는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먼부라더스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볼때 앞으로는 M&A주식에 투자할
때도 옥석을 구분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