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부처마다 물밑 탐색과
막판뒤집기 로비가 치열해지고있다.

오는 8일 2차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자 정부부처들은
임시대책반을 중심으로 연줄을 풀가동하고 자체 조직논리 개발과 홍보
에 총력전을 펼 태세다.

청와대 국민회의 자민련 등 정치권과 기획예산위 경영진단조정위원회
등엔 로비성 면담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과학기술부 건설교통부 등 경제부처가
몰려 있는 과천 관가의 경우 장관부터 사무관까지 뛰는 바람에 다른
현안들은 뒷전에 밀릴 정도다.

일부 부처들은 작년 1차 개편 때부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대학교수
전문가 언론인 등을 상대로 외부우호그룹을 만들려고 동분서주한다.

모 부처는 국회의원들의 해외시찰 기회등을 포착, 해외주재원들을 동원해서
로비를 벌인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5일 서울 흥사단 강당에서 행정개혁시민연합등 9개 시민단체가 공동
주최한 공청회를 앞두고 몇몇 부처는 발표연사를 개별 접촉해가며
부처논리를 설득하기도 했다.

상당수 부처들이 작년말부터 부처평가작업에 나선 경영진단팀를 상대로
접대성 식사자리를 마련하는 등 조직적인 로비활동까지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예산위원회 모 간부는 "학연 지연 혈연관계를 모조리 동원해
개편안을 미리 알아내려고 해서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 부처들의 탐색과 로비가 오죽 심했으면 진념 기획예산위원장이
최근 "조직개편과 관련해서 언론플레이를 하는 부처엔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작년 1차 개편 때의 경험에 비추어 오는 8일 기획위의 조직개편안 발표가
나온 직후부터 "본게임"이 시작될 전망이다.

과천 경제부처의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상호비방이나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기로 "정전협정"이 맺어져있어 물밑신경전만 벌여왔다"면서 "앞으로
공청회를 거쳐 최종확정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시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작년 8월 대전으로 이전한 중소기업청 특허청 통계청 관세청 조달청
병무청 산림청 철도청 등 8개청은 "힘없는 청단위 조직만 손해본다"며
불만이다.

이들은 서울과 떨어져있어 로비에도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피해의식을
감추지않고 있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