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오름"은 지난 93년 발족했다.

현재 회원은 모두 34명이다.

신원에 재직중인 27명은 물론 퇴사한 사우 7명까지 포함돼 있다.

연간 산행계획을 세워 담당임무를 회원들에게 분담시킨다.

그 결과 회원들의 참석률은 80%가 넘는다.

지난 1월 한라산 산행은 뫼오름회원들에게 잊을 수 없는 또 많은 교훈을
안겨준 산행이었다.

1월22일 오후7시30분 김포공항에서 약30명의 회원이 출발했다.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회원들은 설레이기만 했다.

이에 앞서 한라산 산행은 2개월전부터 준비해 왔다.

한라산 눈꽃축제에 즈음해 올 첫 산행으로 계획한 것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민박집에 도착한 뒤 다음날 산행을 위해 비상식량과
주먹밥을 만들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7시 출발때부터 "뫼오름의 고난"은 시작됐다.

1시간여만에 성판악에 도착했다.

눈덮인 한라산에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졌다.

비옷을 사 회원들에게 나눠 주고 산행을 강행했다.

선두에는 필자가 서고 중간에 한동호 회원, 맨뒤에는 유창식회원을 배치해
회원들을 인솔했다.

사라대피소에 도착하니 악천후로 인해 백록담까지의 산행이 통제되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었다.

하산이냐 강행이냐 기로에 섰다.

논의끝에 일단 진달래밭대피소까지 가기로 했다.

그곳에 도착하니 "정오까지는 정상까지의 입산을 허가"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일부 회원들은 들뜬 모습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그러나 30여명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필자는 회원들을 일단 정지시켰다.

비가 더욱 거세지는데다 기온이 떨어져 내리던 비가 일부는 우박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눈과 비가 섞여 앞길이 보이지 않았다.

또 회원들의 겨울산행 장비는 허술해 옷과 신발이 모두 젖었다.

논란을 벌인 끝에 아쉽지만 하산키로 결정했다.

회원들은 비상식량을 빨리 먹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산길은 눈과 비에 젖은데다 건너야 할 계곡엔 차가운 물이 무릎까지
차오른다.

고생고생하며 하산하자 우리보다 한두시간 늦게 하산하기 시작한 팀들은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내려왔다는 뉴스가 나왔다.

회원들은 등산화 오버트라우저 배낭 등 기본장비를 갖췄어야 했다.

"체계적인 준비" "유비무환" "화합과 단결"이라는 소중한 교훈을 남긴
산행이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