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업체들이 은행들의 90일이상 기한부 수출환어음 매입기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수출업체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의 단기 외환유동성
감독 강화로 국내은행들이 90일 이상 기한부 수출환어음 매입을 기피함에
따라 수출대금 회수에 큰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외상 수출의 경우 1백80일 이후에나 대금을
결제하는 경우가 보통"이라며 "은행들이 대금회수에 90일이상 걸리는
외상수출에 대해선 수출대금 네고를 해주지 않아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특히 외환 기업 주택은행 등이 90일이상 기한부 수출환어음
매입을 꺼리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은행 경영 건전성 차원에서 지난 1월 외환유동성 지도비율
조항을 신설, 잔존만기 90일이내 외화자산과 외화부채의 비율을 70%이상이
돼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내 주요 외국환은행들은 또 중국은행이 개설한 신용장(L/C)매입을
기피함으로써 수출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광둥(광동)및 다롄(대련)국제신탁투자공사의 파산등 중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중국 금융기관들이
개설한 신용장으론 네고가 불가능한 상황조차 벌어지고 있다.

일부은행의 경우 중국내에서 신용도가 5위권에 드는 은행이 개설한
신용장이 아니면 외국계 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은 경우에도 기한부 신용장은
물론 일람불 신용장에 대해서도 네고를 꺼리고 있으며 담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대중 수출업체가운데 담보력및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업체의
경우 대금결제에 소요되는 기간동안 자금회전이 되지 않아 애를 먹고있다.

무협은 "국내은행들의 신용장 매입제한 움직임이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적어도 외국계은행이 보증한 신용장과 신용도가 높은 금융기관이
개설한 신용장에 대해선 조건없이 매입해주도록 정부가 지도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