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오래전부터 "대지진"의 사각지대였다.

이웃나라 일본이 매년 1백여차례의 강진에 시달릴 때도 한반도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규모 3.0 내외의 약진 조차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90년대들어 지진의 발생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96년과 98년에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30회 이상 발생했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24일 서해안에서 일어난 규모 3.5 지진은 올들어 벌써 7회째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우려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 지진발생현황 =우리나라 지진은 연평균 17회 정도 발생하고 있으며
사람이 느낄수 있는 규모인 진도 3.0 이상은 연평균 10회정도 나타나고 있다.

심각한 피해가 일어날수 있는 진도 5.0 이상의 지진도 지진관측이 시작된
1905년이후 4차례나 발생했다.

이같은 빈도는 매년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10만회인 것에 비하면 분명 문제거리가 안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매년 일어나는 지진의 횟수가 1천2백여회에 달한다.

규모 5.0 이상의 강진도 1백회나 발생한다.

문제는 90년대들어 한반도의 지진 발생빈도가 뚜렷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92년에 15회를 기록한 이후 93년 23회, 94년 25회, 95년 29회, 96년 39회,
97년 21회, 98년 32회 등으로 지진이 갑자기 빈발하고 있다.

<> 왜 빈번히 발생하나 =최근 지진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
은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고 있으나 대부분 가설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정확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략 세가지 방향에서 그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우선 최근들어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지진 발생빈도가 평년보다
10~20%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극동지역이 지진 다발시기에 들어섰다는 해석
이다.

한양대 김소구 교수는 "한국을 비롯한 극동지역이 지진활동기에 들어섰다"
고 설명했다.

그는 "극동지역의 지진활동 주기는 3백년 가량으로 16~17세기에 활발했던
지진이 18~19세기에 잠잠해졌고 20세기 들어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고 주장
했다.

김 교수는 이같은 기록을 분석해 앞으로 10년내에 서울.경기 지역에 규모
6.0~6.5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소규모 "판"의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 지진과 관련돼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처럼 대륙판 중심 쪽에 위치한 지역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
그동안의 통설이었다.

그러나 대륙판 안에 많은 소규모 판들이 존재하며 이 소규모 판의 가장자리
에서도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는 이론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 유라시아판 내부의 소규모 판인 아무르판의 주변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이 판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어 지진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반도 부근의 지진 발생빈도는 사실 거의 일정한데 관측기술이
발달하고 장비가 고도화되면서 지진을 감지하는 횟수가 늘어났다는 색다른
해석도 있다.

국내에서 지진관측이 본격화된 78년부터 91년까지 관측망은 4~6곳이었으나
92년 관측지점이 12곳으로 늘어 지금까지 감지가 불가능했던 지진도 발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 한반도는 안전지대인가 =판구조론(Plate Tectonics)에 따르면 한반도는
유라시아판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대부분의 지진이 판 경계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한국은 비교적
지진의 위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셈이다.

또 한반도 지각은 대체로 단층구조가 작고 그나마 비활성단층이 대부분
이어서 외형적으로 볼때 지진과 가장 거리가 먼 지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아직은 그리 높지 않다.

그렇더라도 한반도에서 심각한 인명.재산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강진이
발생할수 있다는 개연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문헌과 통계로 보아 인명피해가 날 수 있는 규모 5 이상의 지진은 우리나라
에서 8~10년에 1개꼴로 발생한다.

이 정도의 강진은 80년 북한의 의주지진을 끝으로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조만간 우리나라에서 규모 5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설명한다.

특히 주변국가에서 대규모 지진이 빈발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의 지진피해
가능성은 더욱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지각이 약한 단층구조가 많아 판의 대규모 충돌에
따른 영향을 쉽게 받는 점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함경도와 동해 북부쪽은 태평양판이 밀고 들어오는 힘이 미쳐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판 내부의 지각균열,즉 단층이 발생하기 쉬운 원산~서울~홍성에 이르는
대규모 단층과 고리 원전이 있는 양산단층 등은 지진취약지역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강원도 영월 일대, 양산지역 그리고 서해안 굴업도 주변 등에
활성단층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이곳을 진앙지로 하는 지진발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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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규모에 따른 현상 ]

<> 2.5 미만
- 구조물 및 자연계 등에 대한 영향 : 없음
- 인체영향 : 감지 불가

<> 2.5~3.0
- 구조물 및 자연계 등에 대한 영향 : 없음
- 인체영향 : 일부 감지

<> 3.0~3.5
- 구조물 및 자연계 등에 대한 영향 : 창문 다소 흔들림
- 인체영향 : 대부분 감지

<> 3.5~4.0
- 구조물 및 자연계 등에 대한 영향
: 건물 심하게 흔들림, 창문 소리내고 매달린 물체 크게 흔들림,
그릇의 물 출렁임
- 인체영향 : 약간 놀람, 자다 깸

<> 4.0~5.0
- 구조물 및 자연계 등에 대한 영향
: 건물 심하게 흔들려 불안정하게 놓인 물건이 넘어지며 그릇의 물이
넘침
- 인체영향 : 매우 놀람, 자다 깨 나옴

<> 5.0~6.0
- 구조물 및 자연계 등에 대한 영향
: 벽에 금가고 비석 넘어짐, 굴뚝 돌담 석축 등이 파손됨
- 인체영향 : 서있기 곤란, 심한 공포감

<> 6.0~7.0
- 구조물 및 자연계 등에 대한 영향
: 건물 파괴 30% 이하, 산사태 발생 가능하고 땅에 금이 감
- 인체영향 : 도움 없이 걷기 불가

<> 7.0~8.0
- 구조물 및 자연계 등에 대한 영향
: 건물파괴 30% 이상, 산사태와 땅 갈라짐
- 인체영향 : 이성 상실

<> 8.0~9.0
- 구조물 및 자연계 등에 대한 영향
: 건물 완전 파괴딤, 철로 휘고 지면에 단층현상 발생
- 인체영향 : 대공황

<> 9.0 이상
- 관측된 바 없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