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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일자리 늘리기 .. 박훤구 <한국노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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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fk@ns.kli.re.kr >

    몇년전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
    이라는 저서는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 책은 기술혁명을 통해 인간의 역사상 최초로 경제성장이 고용창출보다는
    오히려 고용을 감축시켜 궁극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노동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결과를 빚을 것이며, 이같은 현상은 전후 30년 성장의 황금기에 다져놓은
    서구선진문명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이같은 비관론은 80년대이후 소위 고용없는 성장을 지속한
    구라파나라들의 고실업사회를 대상으로 전개된 추론일 뿐이다.

    실제로 70년대 중반이후 지금까지 전세계적인 고용성장의 규모는 엄청났다.

    유럽을 제외한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의 고용은 지난 25년간 약 6천5백만명
    가량 늘어났으며 동아시아 고성장국가들의 고용성장도 엄청난 속도를 보였다.

    비관론자들이 강조하는 기술혁명에 의한 고용둔화가설도 지난 20년간 정보
    기술발전을 이끌어온 미국과 일본을 볼때 맞지 않는다.

    이 두나라에서 정보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된 지난 20년의 고용증가규모가
    그 이전의 20년에 비해 높다는 사실은 정보기술혁명이 고용감축을 초래
    한다는 가설을 뒤집게 된다.

    지난 한햇동안 백만명이상 고용이 감소하고 실업이 대폭 증대한 오늘의
    우리 앞에 주어진 가장 큰 과제가 일자리를 빠르게 만들어 나가는 일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정부도 앞으로 4년간 2백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고,
    작년 가을부터 한국경제신문의 OMJ켐페인도 일자리 창출의 경제사회적
    중요성을 부각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경제사회정책의 모든 초점을 일자리창출로 집중할 때 우리는 "노동의
    종말"에서 그려진 고실업의 트랩에 빠지는 종말론적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선진국에서 실업률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변수이다.

    국민의 최종적인 심판은 결국 2002년의 실업률에 달려 있다.

    -----------------------------------------------------------------------

    <> 한경에세이 필진이 1일부터 바뀝니다.

    3,4월 두달동안의 집필은 박훤구(월) 한국노동연구원장, 구자홍(화) LG전자
    부회장, 박중진(수) 동양종합금융사장, 정혜숙(목) 링크인터내셔녈대표,
    김원치(금) 서울고검차장검사, 최정례(토) 시인이 맡게 됩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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