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엔 꼭 프로기사가 되고 싶어요"

바둑판 앞에서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국에 몰두하던 김혜민양.

그녀는 우승이 확정된 뒤에야 긴장이 풀리듯 초등학생 특유의 화사한 웃음보
를 터뜨렸다.

김양은 "세영이 언니를 이긴 뒤에는 우승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며 "어려운 숙제를 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상의 바둑실력을 가졌지만 김세영 도은교 등 강자에게 밀려 각 대회마다
항상 준우승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김양은 7살때에 친오빠를 따라 바둑교실에 놀러가며 바둑돌을 쥐었다.

이후 무섭게 바둑에 빠져들며 실력도 거침없이 늘어갔다.

지금은 김원 7단을 지도사범으로 하루 9시간씩의 맹훈련을 받고 있다.

삼신올스테이트생명이 바둑꿈나무에게 주는 장학금도 받고 있다.

평소에는 장난도 잘치고 어리광도 부리지만 대국에 임해서는 어른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승부사 기질을 보인다.

올해 대일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구룡중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바둑명문 충암중학교로 전학해 본격적인 바둑공부를 하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