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다국적 의약품물류업체인 주릭이 오는 6월께 국내영업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국내 의약품 도매업계와 물류전문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97년말 한국현지법인인 한국로지스틱서비스(KLS)를 설립한후
부분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주릭은 조만간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6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주릭은 동남아 의약품물류의 50~60%를 장악하고 있는 "골리앗".

입고 출고 배송에 이르는 대부분의 물류과정을 위성위치추적(GPS)을
이용한 최첨단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완숙한 물류노하우를 갖고 있어
주먹구구식 경영을 해온 국내 도매업체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업체들은 의약품물류조합을 설립하거나 물류비절감을
제약사에 제시하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한의약품도매협회는 금년들어 4백20여 도매업체중 70여개 업체를
중심으로 의약품물류조합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물류조합에는 주릭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한독약품과 녹십자,
용마유통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동아제약등도 참여할 예정이다.

도매협회는 물류조합을 통해 의료보험조합 도매상 제약사간의 약품대금정산
및 물류대행을 총괄대행시킨다는 구상이다.

물류조합에는 10개 제약업체사도 참여시켜 40%의 소유지분을 배정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도 국내업체의 경쟁력강화와 의약품유통의 난맥상을 해소하기
위해 조합설립자금으로 1백50억원을 빌려주기로 했다.

개별업체들도 영업확장전략수립에 적극 나섰다.

의약품 물류전문화를 선언한 용마유통(동아제약 계열) CJ-GLS(제일제당
계열) 동원산업등은 효율적인 배송으로 물류비를 30%이상 절감시켜주겠다며
다른 제약사들을 적극 설득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타사에 위탁하는 물류량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용마유통은
주릭과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기위한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용마유통은 2백30대의 운송차량으로 80여개사의 의약품을 배송하며 지난해
2백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CJ-GLS는 식품 생활용품에 이어 의약품까지 물류전문화를 선언했다.

현재 제일제당 일양약품 일동제약 동화약품 동국제약 한국존슨등 6개
거래사를 연내에 20개사로 확대시키기로 했다.

동원산업도 일본 미쯔비시상사와 삼양사 애경과 손잡고 물류대행업체
"레스코"를 설립, 의약품물류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

국내제약사는 회사마다 따로 물류망을 유지하면서 매출액의 33.5%에
달하는 비용을 물류및 판매관리비를 쓰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 최근의 물류대전은 제약사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한편
의약품 유통 주도권의 권력이동을 예고하고 있다.

< 정종호 기자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