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이익률 10%이하 제품은 퇴출"

삼성전기의 올해 사업구조조정의 기준이다.

매출은 제품 생존에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철저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현재 삼성전기의 제품별 평균 경상이익률은 7%.

삼성전기는 이 숫자를 1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구매부문을 대상으로
"직무손익실명제"란 이색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업무에 드는 총 비용에서 이익을 뺀 금액을 수치로 환산, 개인별
손익을 계산하는 평가방식.

구매부서의 모든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이런 식으로 분석한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업무는 역시 퇴출.

이익이 적은 업무는 수익률을 높이도록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

외자구매를 담당하는 김의수 과장은 이 제도 덕분에 올해 업무의 수익성
"10배 향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과장은 일의 성격상 해외출장이 잦다.

그러나 출장비나 주위의 눈총탓에 중요한 출장도 자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직무손익실명제 실시이후에는 이런저런 눈치를 볼 이유가 없어졌다.

출장을 일백번 가더라도 자기업무의 객관적인 손익계산서에 입각해 수익을
높일 수 있다면 그만이다.

재량껏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게 된 것.

덕분에 김 과장은 지난해 약 10억원에 달했던 이익을 1백억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출채권및 재고관리 페널티도 수익성 주위 경영이 만들어낸 새 제도다.

이 제도는 사업부별로 매출채권및 재고관리의 목표를 설정한뒤 초과부분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고 미달부분에 대해서는 벌을 주는 제도.

사업부별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전사 월례회의 때마다 매출채권과 재고의
실적을 발표하고 점검한다.

요즘처럼 고금리 시대에 외상매출이나 창고에 물건으로 쌓아두는 재고는 곧
손실을 뜻한다.

재고를 최소화하고 현금으로 장사하는게 바로 현금흐름을 원활히 해서
수익을 높여주는 것.

삼성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 제도를 도입, 매출채권 6백30억원,
재고자산 3백30억원어치를 감축했다.

이로 인한 회사전체의 이자 절감액은 7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기는 회사 구석구석까지 수익성 향상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 회사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기투자대상으로 각광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