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지표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으나 일반
개인들이 이를 피부로 느끼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오히려 일자리를 잃어버린 실업자 숫자는 올들어 더욱 늘어가고 있다는게
정부의 집계.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7.9%로 1년전의 3.1%보다 무려 4.8%포인트 높아졌다.

실업자수는 65만8천명에서 1백66만5천명으로 1년새 1백53%의 증가율을
보였다.

2월에는 실업률이 9%대에 이르고 실업자수도 2백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 졸업자들이 사회에 나오면 실업자 수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 빅딜등 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아 실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2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실업문제를 최대 현안으로
지적했을 정도로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더해만 가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한 우리 형편에서 각자가 스스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야 하는게 현실.

혹시라도 직장을 잃게됐을 때를 위해서 최소한 안전장치는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은행 보험등 각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실업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들을 개발,
선보이는 것도 이같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재테크 설계를 하면서 실업에 대해서도 준비할 수 있는 상품을 고려하는게
바람직하다.

보험뿐 아니라 예금에서도 실업을 대비한 각종 상품들이 있으므로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짜면서 이들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실업에 대비한 보험상품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데 가장 적합한 상품으로는 보험상품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생명보험회사들과 손해보험회사들은 실업상태에 들어갔을 때 각종
위험등을 보장해주는 내용을 담은 상품들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똑같은 건강보험을 들면서도 실업에 대해서도 보호해주는 상품을 택한다면
남보다 한발 앞선 재테크 설계가 가능하다.

교보생명에서 판매하는 "아빠넘버원보험"은 실직가정의 생활안정 자금을
지원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실직하면 곧바로 실업급여금을 지급하고 12개월간 보험료 납입을 면제해
준다.

예를 들어 월 보험료 20만원짜리 이상품에 가입한 사람이 일정기간이상
보험료를 내다가 실직당했을 때 실업급여금 2백만원과 함께 생활자금,
해약환급금등을 받을 수 있다.

생활비는 물론 창업자금에도 보탬이 된다.

또 실직과 동시에 1년간 보험료 납입을 면제해주기때문에 6년만에 해약할
경우 2백33만원의 해약환급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사망보장, 암보장, 과로사보장, 재해장애, 입원특약등 각종
조건을 선택할 수 있다.

보험료의 추가납입이나 중도인출도 가능해 가입자의 형편에 따라 다양한
상품 설계가 가능하다.

손보사들이 팔고있는 재해상품중에서도 실업에 대해서도 보장해주는 상품
들이 있다.

제일화재의 "아빠화이팅보험"은 건강보험으로 10년만기 월 3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다 일자리를 잃게 되면 최고 3백만원의 재취업 준비금이 지급된다.

삼성화재의 "화이팅건강보험"도 암이나 교통상해를 보장하는 것을 주내용
으로 하면서도 직장을 잃으면 최대 3백만원까지 보장해준다.

LG화재의 "LG사랑나누기보험"은 최대 5백만원까지 실업위로금을 지급한다.

의료보험 보조금도 지급해 당장 급한 불은 끌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업으로 중도해약해도 약정이자를 지급하는 예금

평화은행이 판매하는 "근로자멤버십통장"은 실직자를 위한 서비스가 부가된
상품이다.

다른 상품들이 중도해지시 낮은 금리의 중도해지이율을 적용하는데 반해
근로자멤버십통장은 실업으로 통장을 중간에 깨더라도 정해진 이자를 지급
한다.

정기예금 금리는 1년이상일 경우 연 9%로 다른 상품들보다 높은 편이다.

이 상품은 대출을 받을 때도 유리하다.

실업상태에 빠지면 생계자금으로 최대 3천만원까지 빌려준다.

창업자금일 경우에는 최대 2억원까지 대출해준다.

대출금리도 비교적 좋은 조건이다.

실직자의 경우 대출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에 1%포인트의 가산금리만
부과한다.

신용도에 따라 최대 4.5%포인트까지 덧붙이는 은행권 대출금리에 비교하면
비교적 유리한 조건이다.

마일리지가 쌓일 경우 최대 프라임레이트까지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다.

취업정보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이 선보일 계획인 연금형 대출상품도 갑작스런 실직으로 인해
생활비 마련이 어려운 사람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매월 얼마씩 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노사합의로 가입하는 실업기금보험

구조조정 계획이 있는 기업의 경우 노동자와 회사가 실업의 고통을 함께
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상품이다.

생명보험회사 공동으로 2월초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노사가 보험료를 공동으로 부담해 실직한 동료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개발됐다.

또 보험기간중에는 재해사망및 장해에 대해서도 보장해준다.

예를 들어 10%의 직원을 감축할 계획이 있는 기업의 경우 노사가 각각 월
3만원 수준의 보험료를 1년간 납입하면 실직자 발생시 월 50만원을 1년간
지급한다.

실제 구조조정이 계획과 차이가 날 경우 보험료 또는 실직급여금을 조정하게
돼있다.

구조조정 계획보다 실제 구조조정이 많을 경우 보험료를 높이거나 실직급여
금을 줄여서 지급하게 된다.

이 상품은 연 9%의 확정이율로 보험기금을 적립하는 상품이어서 다른 상품에
비해 비교적 유리하다.

납입보험료를 어떻게 분담할지는 노사가 합의로 정하게 돼있다.

개인적인 재테크라기보다는 회사 전체가 참여할만한 재테크수단인 셈이다.

실업보험기금은 재해사망도 보장해준다.

보험기간중에는 재해사고로 사망시 5백만원, 장애시 50만~3백50만원을
지급한다.

실업기금 보험은 1년, 2년, 3년으로 정할 수 있는데 실직을 하더라도
보험기간내에 장해를 당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