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겨울철 비수기인데도 값이 오르고 있는 것.

일부 인기차종은 물량이 부족해 아우성이다.

장안평 등지의 중고차시장은 물론 광명시 하안동에 있는 한국중고차경매장도
찾아드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중고차 값은 최근 한달새 어림잡아 30만~40만원 가량 올랐다.

예년 같으면 값이 떨어질 시기에 거꾸로 오르고 있다.

선호차종도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기름값이 적게 드는 경차나 소형차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요즘엔 중대형차나 대형트럭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

상인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성수기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는 중고차가
"제법 비싸다"는 말을 들을 것이라면서 "이왕에 살 요량이면 지금 사라"고
권한다.

비수기에 중고차 값이 오르고 있는 것은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고차는 신차가 많이 팔려야 매물이 늘어나는 법.

그런데 요즘 신차 판매가 신통치 않아 중고차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차가
많지 않다.

지난해 유례없이 중고차 수출이 활발했던 것도 매물부족의 요인이 되고
있다.

가격상승 분위기는 대부분의 차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달새 중형차는 30만~40만원, 대형차는 50만~1백만원 가량 올랐다.

지난해 끊임없이 떨어지기만 했던 중대형차 값이 마침내 오름세로 돌아선
것.

건설경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20t 이상의 대형화물차 값은 최고
5백만원이나 급등했다.

매물이 턱없이 달리기 때문이다.

반면 매물 부족으로 끝없이 올랐던 소형차와 경차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차시장에서는 현대 다이너스티와 기아 엔터프라이즈, 대우 아카디아
등이 50만원 남짓 올랐다.

아카디아는 신차 할인판매에도 불구하고 95년식과 96년식을 중심으로
강보합세를 보였다.

중형차도 덩달아 올랐다.

현대 쏘나타II.III는 20만원, 대우 뉴프린스는 30만원씩 뛰었다.

경차시장에서는 대우 마티즈와 현대 아토스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상품기준으로 마티즈 MD는 옵션을 빼고 4백50만원, 마티즈 MS는 4백30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아토스 벤처는 지난달과 똑같은 4백30만원, 아토스 디럭스는 4백10만원선에
거래된다.

값이 떨어진 차종도 물론 있다.

지난해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던 삼성 SM5는 50만원이나 내렸다.

자동차산업 빅딜로 신뢰도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차 인기에 편승, 강세를 보였던 티코는 10만~20만원 가량
떨어졌다.

캐피탈과 콩코드도 비슷한 폭으로 하락했다.

중고차 상인들은 봄철 성수기가 한달 가량 앞당겨졌다고 보고 있다.

서울자동차매매조합의 이종빈 홍보위원장(유진상사 대표)은 "매물부족현상이
당장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해 상당기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