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 탈출"은 1940~1950년대 미국감옥의 실상을 보여준다.

주임교도관 해들리는 질서라는 이름아래 죄수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착복과
뇌물수수를 일삼는다.

때문에 죄수들은 돈만 주면 무엇이든 구할수 있다.

주인공 앤디가 탈출에 사용한 작은망치와 여배우브로마이드 또한 장기수
레드로부터 조달한 것이다.

교도소내 인권침해는 60년대에도 여전했던 듯 영화 "슬리퍼스"에선 예기치
않은 사고로 소년원에 들어간 아이들이 교도관들로부터 끔찍한 일을 당하고
급기야 성인이 된 뒤 그들을 살해한다.

교도소내 폭력과 밀매는 세계적인 문제로 지적되거니와 국내에서도 종종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 구치소에서 재소자들에게 담배 한갑에 최고 2백만원까지
받았다는 것은 그동안 간간이 전해지던 교도소 비리의 기막힌 실체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값이 어떻든 금지된 담배를 피우려 한 재소자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번 일이 교도소내 오랜 비리의 일단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있다.

물론 교도소측에도 애로사항은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교도관이 박봉에 열악한 환경에서 야근에 허덕인다.

재소자에 비해 교도관이 턱없이 부족하고 따라서 대부분의 교도관이 박봉과
열악한 환경에서 야근에 허덕인다.

게다가 우리의 교도행정은 지나치게 폐쇄적이다.

절대인력이 부족한데다 일제와 군사문화 잔재가 남아있는 통제일변도의
행정이 재소자 인권침해나 일부 교도관의 부정을 부른다는 얘기다.

불필요한 규제가 비리를 낳게 마련이다.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억압정책이 이번 담배사건
과 같은 어이없는 일을 초래하는 셈이다.

재소자 처우 등을 규정한 대표적 국제기준으로 유엔이 정한 "피구금자 처우
에 관한 최저기준규칙"이 있지만 국내에선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금지된 담배를 피우자고 감옥에서 또다른 범법행위를 하는 죄수를 교화
시키는 일은 쉽지 않을터이다.

그렇더라도 교도소가 재소자 갱생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그들의
인권도 존중해야 한다.

법무부가 행형법 개정을 추진중이라 하거니와 수용시설의 넓이와 위생상태
도 개선해야겠지만 무엇보다 공개행정을 펴는 게 필요하다.

감옥내 폭력과 비리는 재소자들로 하여금 반성하고 갱생하게 하기는커녕
출소후 또다른 범죄를 저지르게 만들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0일자 ).